인공지능(AI)이 작동하기 위해서는 AI 맞춤형 데이터가 필요하다. 인간이 식별할 수 있는 모든 정보를 AI가 인지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AI를 위한 데이터를 만드는 과정을 라벨링(분류)이라고 한다. 정보기술(IT)업계에서는 슈퍼브에이아이를 AI을 위한 AI 스타트업이라고 부른다. 슈퍼브에이아이는 AI가 작동하는 데 필요한 데이터를 만드는 기술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슈퍼브에이아이가 AI기업으로 불리는 것은 단순히 AI용 데이터를 만들기 때문이 아니다. AI로 AI용 데이터를 가공한다. 슈퍼브에이아이는 AI 기반 데이터 구축 플랫폼인 슈퍼브에이아이 스위트를 개발했다. 슈퍼브에이아이의 기술은 AI가 1차로 데이터 라벨링을 하고, 2차로 AI가 검수를 요청한 부분만 수정하는 방식이다. 사람보다 10배 정도 빠른 속도로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는 게 슈퍼브에이아이의 설명이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 SK 카카오 등 국내 대기업이 스위트를 이용한다.
최근에는 이미지 정보를 AI로 판독하는 기술 수준을 높였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 주관한 ‘인공지능 학습용 데이터 구축 사업’에서 슈퍼브에이아이의 위성 영상 객체 판독 정확성은 99.9%였다. 위성 영상 데이터는 이미지 1장에 최대 1000개 정도의 물체가 있기 때문에 라벨링 난도가 높다. 김현수 슈퍼브에이아이 대표(사진)는 “스위트의 고도화된 라벨링 기술과 우수성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만큼 세계 AI 데이터 품질 관리의 기준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최근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의 민간위원으로 위촉돼 주목받았다. 1990년생인 그는 1990년대생으로는 처음으로 4차산업혁명위 민간위원이 됐다. 김 대표는 “국내 데이터산업이 체계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데이터 구축 및 관리의 글로벌 트렌드와 관련 기술 노하우를 적극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2018년 슈퍼브에이아이를 설립했다. 미국 듀크대에서 전자공학과 생명공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컴퓨터공학 박사 과정을 밟다가 2016년 SK텔레콤에 입사했다. SK텔레콤 AI 연구조직인 T브레인에서 일했으며 당시 직장동료 네 명과 창업했다.
그는 창업 초기부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미국 유명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인 와이콤비네이터에서 투자를 받았다. 지난 1월에는 110억원의 투자금을 추가로 유치했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스톤브릿지벤처스, 프리미어파트너스, 듀크대 등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이 투자했다. 슈퍼브에이아이의 누적 투자금액은 약 130억원이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