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국내 최대 '배터리 메카'된다

입력 2021-06-14 18:04
수정 2021-06-15 00:26

전라남도가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첨단산업 분야 기업 유치에 성과를 거둬 주목받고 있다. 도는 전통 산업인 철강·화학·조선 산업을 고부가가치 산업구조로 재편해 지역 산업 경쟁력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전라남도는 지난달 말 기준 770개(고용인원 2만5000여 명) 기업과 투자협약을 체결해 민선 7기 목표인 1000개 기업 유치의 77%를 달성했다고 14일 발표했다. 미래 신성장 산업(바이오의약·에너지·e모빌리티 등) 분야 337개(8조3484억원), 섬·해양 관광 26개(2조4095억원), 석유화학·철강·조선 158개(8조7794억원) 등 미래산업 전반에 걸쳐 투자를 유치했다고 도 측은 설명했다.

순천·여수·광양 등 전남 동부권은 신성장 기업 유치로 빠르게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NHN엔터프라이즈는 지난 3월 3000억원 규모의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순천에 짓기로 했다. 지난달에는 포스코케미칼이 율촌산단 광양공장에 1조원을 들여 9만t 규모의 양극재 양산체제를 2022년까지 구축하기로 하고 공장을 착공했다. 양극재 9만t은 전기차 배터리 90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포스코와 호주 필바라가 합작한 포스코리튬솔루션도 율촌산단에 7600억원을 들여 연 4만3000t의 수산화리튬 생산 공장 건설에 들어갔다. 포스코에이치와이클린메탈은 폐배터리에서 니켈·리튬 등을 추출하는 2차전지 리사이클링 공장 건설에 나선다. 전라남도 관계자는 “포스코 등의 투자가 마무리되면 광양만권은 국내 최대 2차전지 소재 공급기지가 된다”며 “리튬 기반 2차전지 소재 밸류체인 구축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전라남도는 해양·관광 자원을 기반으로 한 기업 유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세아제강은 신안 앞바다 8.2기가와트(GW) 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에 따른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생산을 위해 800억원을 투입해 순천공장 증설에 나선다. 강진 가우도에는 GFI개발이 3700억원을 투자하고, 여수예술랜드는 목포 장좌도에 1496억원을 투입해 체류형 숙박리조트를 조성한다. 미래에셋도 1조5000억원을 들여 여수 경도에 호텔, 인공해변, 케이블카 등을 갖춘 복합리조트를 짓고 있다.

전라남도는 전국 최고 수준의 해상풍력·태양광·조류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 잠재력과 철강·석유화학 및 친환경 농수산물 등 국내 최대 기초원자재 공급기지임을 내세워 1000개 기업 유치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방침이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미래 신성장 동력산업별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창출하는 첨단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며 “전남의 비교우위 자원과 모든 역량을 결집해 투자유치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무안=임동률 기자 exi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