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株 이미 많이 올라…금융·건설·골프 업종 유망"

입력 2021-06-14 17:34
수정 2021-06-15 00:39
“여행·항공 등 경기회복주는 이미 많이 올라 지금 들어가봐야 주가를 유지하는 수준에 그칠 수밖에 없습니다. 금리 인상 수혜주인 금융업종과 사이클이 바뀌고 있는 건설주, 코로나19를 계기로 기초 수요가 대폭 늘어난 골프 관련주를 현재 시점에서 눈여겨볼 만합니다.”

최준철 VIP자산운용 대표(사진)는 하반기 투자 전략을 주제로 한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경기 회복 수혜주들이 “이미 저평가 수준을 벗어났다”고 진단했다. 최 대표는 “정밀 타격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 시대 이후 여행도 패키지와 자유여행이, 항공주도 풀서비스캐리어와 저비용항공사 선호도가 차별화될 것”이라고 예를 들었다. 전염병을 겪은 사람들이 부대끼며 여행하는 것을 예전보다 덜 선호하게 될 가능성이 높은데, 그렇게 되면 패키지 전문 여행사와 저비용항공사 수요는 회복이 돼도 반등폭이 생각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이미 오를 만큼 오른 경기회복주보다는 금리 인상 수혜주를 추천했다. 최 대표는 “은행 보험 등 금융업종은 아직 먹을 게 남아 있다고 본다”며 “그동안 많이 올랐지만 여전히 가치에 비해 충분하지 않은 종목이 많다”고 했다.

건설 사이클이 바뀌고 있다는 점도 주목했다. 최 대표가 특히 눈여겨보는 업종은 시멘트 등 건자재 관련주다. 그는 “건설 사이클은 한번 돌아서면 오래 유지되는 경향이 있다”며 “시멘트 업종은 최근 가격과 물량이 같이 증가하는 구간에 있을 뿐 아니라 폐기물 사업으로 확장해 친환경주로 변신하고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최근 골프산업 변화에 놀라고 있다고도 했다. 최 대표는 “코로나19로 여행이 어려워지자 젊은 층과 여성층이 대거 골프로 유입되면서 기초 수요가 커졌다”며 “산업이 구조적으로 업그레이드됐다는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최 대표는 국내에서 대표적으로 가치투자 전통을 잇고 있는 투자자로 꼽힌다. 그는 올해 시장에 대해 “금리 상승기에 접어들면서 현실에 발 디딘, 손에 잡히는 것을 만드는 회사들이 경기 회복과 맞물려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가치투자’라고 해서 단순히 ‘싼 주식’만 쳐다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성장하고 있지만 남들이 아직 가치를 알아보지 못해 저평가된 주식을 찾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최 대표는 안정된 경영을 기반으로 성장하는 대표적인 회사로 SK, F&F, 동국제약 등을 꼽았다. 최 대표는 “F&F는 김창수 대표라는 탁월한 경영자 리드로 면세점, 중국 시장까지 끊임없이 확장하고 있다”며 “이런 곳은 믿고 간다”고 했다. 또 SK에 대해선 “대형주 중 가장 선호하는 종목”이라며 “사업을 꾸려나가는 기민성, 주주를 대하는 태도, 투자 포트폴리오 등을 보면 지주회사 중 가장 뛰어난데 주가는 저평가돼 있다”고 설명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