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밈(meme) 주식 광풍이 불고 있다. 온라인에서 입소문을 타고 개인들이 집중 매수하는 종목이다. 밈 주식 열풍은 국내에서는 ‘흠슬라’ ‘두슬라’ 등의 신조어를 만들어내고 있다.
미국 밈 주식의 특징은 공매도 잔액이 많고 시가총액이 적다는 점이다. 블룸버그는 시가총액 1억달러, 공매도 잔액 15%를 그 기준으로 제시했다. 국내에서는 이런 조건에 정확하게 부합하지는 않지만 HMM, 두산중공업, 셀트리온 등이 밈 주식으로 불린다.
두슬라로 불리는 두산중공업은 최근 밈 주식으로 떠오른 종목이다. 지난달 초 1만원대이던 주가가 최근 3만원 선으로 오르기도 했다. 테슬라처럼 급등한다는 의미에서 두슬라로 불린다. 공매도 잔액이 약 3800억원에 달한다. 시가총액 대비 비중은 3.51%로 유가증권시장 5위다. 개인들이 최근 한 달간 사들인 규모만 2000억원에 달한다.
작년 초 대비 상승률이 12배에 달하는 HMM은 이런 기준으로 따지면 밈 주식의 원조다. 실적이 뒷받침되며 주가가 뛰긴 했지만 기업의 실적 등 기초체력 이상으로 주가가 올랐다는 평가도 받았다. 인터넷에서 흠슬라(HMM+테슬라) 열풍이 불면서 개인투자자가 몰렸다. HMM도 공매도 잔액이 3560억원으로 많고 개인들의 매수세가 강했다는 점에서 밈 주식 조건을 충족한다는 평가다.
공매도 세력의 공격을 받아왔던 셀트리온은 대한민국 밈 주식의 시조격이다. 소액 주주 사이에서 공매도에 대항해 주식을 매집하는 운동이 여러 번 벌어졌다.
최근에는 씨젠이 차기 밈 주식 후보군으로 꼽힌다. 주주들 사이에서 십시일반해 공매도를 누르자는 ‘씨젠스톱’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에서 개인들이 공매도세력과 전쟁을 벌이던 주식 게임스톱과 씨젠을 합친 합성어다.
이밖에 유가증권시장에서는 롯데관광개발, 두산인프라코어, LG디스플레이 등이 밈 주식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세 종목은 공매도 잔액이 많으면서 개인들이 몰린 것이 특징이다. 코스닥에서는 케이엠더블유와 에이치엘비가 밈 주식이 될 가능성이 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