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中이 가장 싫다"…'한국인은 日 혐오' 통념 깨졌다

입력 2021-06-14 13:54
수정 2021-06-14 13:56

일제강점기·독도 문제 등으로 한국인이 가장 싫어하는 국가는 전통적으로 일본이었다. 하지만 2030세대에서는 중국을 꺼리는 '반중(反中) 정서'가 '반일(反日) 정서'를 앞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일보·한국리서치가 지난달 25~27일 실시해 14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다. '북한·중국·일본·미국 등 4개 국가에 대한 감정을 0~100도(높을수록 긍정적)로 표현해 달라'는 물음에 20대는 일본(30.8도), 중국(17.1도) 순으로 답변했으며, 30대에서는 일본(23.9도), 중국(20.3도) 순으로 답했다.

40·50·60대 이상의 대일 호감도가 각각 21.7도·26.8도·29도로, 대중 호감도(27.1도·32.8도·34.6도)보다 낮은 것과 비교했을 때 젊은 층의 반중 정서가 다른 연령대에 비해 뚜렷하게 나타난 것이다.

중국에 대해 '매우 부정적(25도 이하)'이란 응답률 또한 40·50·60대 이상에서 각각 48.9%·37%·32.9%인 반면, 2030에서는 각각 68.6%, 61.8%를 기록하며 청년층 약 10명 중 6명이 중국에 대해 심한 거부감을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어떤 나라가 한국에 위협이 되느냐'는 물음에 중국을 최대 위협 국가로 꼽은 20대와 30대는 각각 43.7%, 36.4%였다. 40대(25.5%), 50대(26.5%), 60대 이상(20.1%) 등과 큰 격차를 보였다. 특히 20대에서는 북한(35.6%)보다도 중국이 위협적이라고 답했다.

젊은 층의 대중 인식 변화에 대해 정한울 한국리서치 전문위원은 "중장년층이 느끼는 안보 위협이 군사적 분야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젊은 세대는 미세먼지나 감염병(코로나19) 같은 비전통적 안보 이슈에 더 민감하다는 반증"이라며 "최근 김치, 한복 등의 종주국 논란으로 번진 젊은 세대 간 감정의 골이 중국 혐오를 키우는 데 영향을 미쳤다"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한국일보 의뢰로 한국리서치가 웹조사(휴대전화 문자와 이메일 등을 통한 URL 발송) 방식으로 실시했다. 대상은 전국 만 18세 성인 남녀 3000 명이고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1.8%포인트다. 응답률은 14.7%(2만366명 접촉, 3000명 응답)를 기록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