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웅 정원, 신화·소녀시대 숲…서울에 이런 장소가?

입력 2021-06-14 13:17
수정 2021-06-14 14:17
서울 성동구 서울숲에 트로트 가수 임영웅 씨의 이름을 딴 정원이 만들어진다. 임 씨의 팬클럽의 후원으로 시민들이 함께 즐기는 녹지공간이 생기는 것이다. 이 같이 스타의 이름을 내 건 서울 곳곳의 녹지공간은 벌써 20곳에 이른다.

서울시는 임 씨의 팬클럽 '영웅시대 위드 히어로'의 후원으로 서울숲공원 내 나대지 500㎡에 '임영웅 별빛정원'을 조성한다고 14일 밝혔다. 올해 8월 말까지 호수를 관망할 수 있는 산책로와 벤치를 조성하고 주변에 꽃과 나무를 심기로 했다. 팬클럽은 이 사업을 위해 후원금 3000만원을 모아 기부했다.

임영웅 별빛정원 내의 수목들은 시민들이 ‘나의 나무’를 지정해 직접 나무를 가꾸는 '나무 돌보미 사업'을 적용할 계획이다. 팬클럽 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참여할 수 있다.

팬클럽이 스타의 이름을 걸고 서울시내에 숲과 정원을 만든 것은 6인조 그룹 신화가 처음이다. 2012년 신화의 팬클럽인 신화창조가 신화의 데뷔 15주년을 기념해 강남구 달터근린공원 60㎡ 규모에 '신화숲'을 조성하기 위해 후원금을 모았다. 당시 매화나무와 산벚나무, 산철쭉 등 나무가 심어졌고, 아직도 신화숲은 시민들의 쉼터로 활용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스타들의 팬클럽 후원을 통해 조성된 녹지공간은 모두 1만629㎡규모 20곳에 달한다. 서울 각지에 위치한 이 공간들에는 총 58명의 스타의 이름이 걸려있다. 여기에 식재된 수목은 2만5719그루다. 스타와 팬클럽 명이 세겨진 표지판이 세워져 있고, 나무에는 스타의 이름이 적힌 명패도 달려 있다.

영등포구 여의도한강공원에 소녀시대, 동방신기, EXO, 슈퍼주니어 숲 등이 만들어졌다. 마포구 월드컵공원에도 스타 숲이 많다. 서인국, 박시환, EXO찬열·카이, 에프엑스, 씨엔블루 등이 대상이다.

스타 숲을 여러곳에 조성한 팬클럽들도 있다. 신화 팬클럽은 강남구 달터근린공원에 이어 도봉구 쌍문근린공원에도 신화숲을 만들었다. 샤이니 팬클럽의 경우 여의도 한강공원과 성동구 청계천제2마장교에 녹지공간을 잇따라 조성했다.

시 관계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의 이름을 걸고 환경과 지역사회를 위한 기부에 나서는 성숙한 팬덤문화가 자리잡고 있다"며 "시민의 자발적인 후원과 참여로 만들어진 녹화사업이어서 더욱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