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6월11일(08:16)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베스타스자산운용이 최근 1년간 국내외 물류센터 9곳을 인수하며 '물류센터' 부문에서 독보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초기 개발 단계부터 참여해 임차인을 섭외한 뒤 자산 가치를 높이는 방식으로 다양한 물류센터 편입에 나서고 있다.
1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베스타스자산운용이 이달 경기 이천 대월면의 물류창고를 950억원에 매입했다. 국내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쿠팡이 임차를 확정한 물류센터다.
베스타스자산운용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 물류센터 5곳에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이천 설성면 물류센터를 400억원에 매입한 것을 시작으로 올해 3월 쿠팡이 임차한 경북 칠곡 물류센터를 650억원에 인수했다. 이번 이천 쿠팡 물류센터 외에도 경기 여주와 충북 음성에서도 거래가 진행되고 있다.
국내 물류센터 매입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베스타스자산운용은 임차인이 확정되지 않은 초기 개발단계의 물류센터를 준공된 물류센터보다 경쟁력있는 가격에 선매입 약정하는 방식으로 자산을 확보하고 있다. 전자상거래업체들이 관심을 가질 입지라면 임차인은 쉽게 확보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실제로 이천 물류센터는 여러 업체들이 입점 의향을 내비쳤고, 최근 공격적으로 물류센터 임대를 확대하는 쿠팡이 임차인으로 확정됐다.
베스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시행사, 건설사, 임차인, 투자자 등 파트너들과 협업구도를 통해 수도권 일대 3~4개의 추가 물류센터 개발에 대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선매입 약정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이런 자산들이 앞으로 준공되거나 임차인이 정해져 리스크가 줄면 향후 공모 부동산펀드나 부동산투자회사(리츠)로 편입해 지속적인 가치 상승을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베스타스자산운용은 2016년부터 해외 물류센터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왔다. 유럽 내 누적 투자규모는 약 1조 7000억원으로 대형 물류센터 11곳에 직접 투자했다. 전체 연면적이 축구장 170개 면적 수준(전체 37만평)이다. 국내 자산운용사 중 직접 투자로는 가장 많은 규모다.
지난해 11월에는 유럽 물류센터에 특화된 블라인드펀드를 조성했다. 국내 운용사 중 해외 물류 부동산에 투자하는 최초의 블라인드 펀드다. 3000억원 규모의 블라인드펀드는 네덜란드 DSV 물류센터, 폴란드 카스토라마(Castorama) 물류센터, 영국 DSV 물류센터 등을 매입했다. 이달 내 4번째 물류센터 매입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고, 5번째도 상반기 내 매입하는 것을 목표로 진행하고 있다.
물류센터 선호도가 높아지며 기존 투자 자산 매각도 양호한 수익률을 거두고 있다. 처음으로 매입한 영국 아마존 물류센터는 올해 상반기 말레이시아 연기금에 매각되며 목표 수익률보다 높은 11% 이상의 내부수익률(IRR)을 거뒀다. 2018년 투자한 유럽 물류 포트폴리오 펀드 편입자산인 핀란드 DSV 물류센터는 독일계 투자자에게 매각되며 조기 시세차익과 높은 펀드 운용 성과를 달성했다. 베스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다른 자산운용사들이 유럽 물류센터에 관심이 없을 때부터 투자를 하다보니 유럽 물류 투자업계에서는 주목할만한 한국계 파트너로 알려져 있다"면서 "좋은 투자 기회도 먼저 제안이 와 앞으로도 다양한 부동산 투자상품을 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2010년 설립된 베스타스자산운용은 국내외 오피스빌딩과 물류센터에 특화된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다. 6월 기준 7조원 규모의 국내외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부동산부문 수탁고 상위 10위권 안에 들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공모 부동산펀드와 공모 부동산투자회사(리츠) 인가 획득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