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환당국 책임자가 “위안화로 돈 벌 생각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최근 위안화 절상 추세에 추가 환율 하락(위안화 강세)에 베팅하는 투기 세력이 늘어나자 시장이 특정 방향으로 너무 빠르게 움직이지 않도록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13일 경제전문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판궁성 중국 국가외환관리국 국장 겸 인민은행 부행장은 최근 상하이에서 열린 루자쥐금융포럼에서 “규제당국이 환투기를 억제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며 “위안화의 가파른 절상이나 절하에 내기를 거는 기업은 반드시 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하이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은 지난 3월 말부터 5월 말까지 두 달 동안 3% 넘게 급락(위안화 강세)했다. 이후 인민은행이 외화예금 지급준비율을 5%에서 7%로 2%포인트 인상하는 등 시장에 개입하면서 위안화 환율은 소폭 반등했다.
중국 당국이 기본적으로 경계하는 것은 환율이 어느 한쪽 방향으로 급격히 변동해 국가 경제에 부담을 주는 것이다. 수출기업을 위해 인위적으로 고환율(위안화 약세)을 유지하면 미국으로부터 ‘환율조작국’ 제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최근에는 환율 결정을 최대한 시장에 맡겨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판 국장도 이날 “위안화 환율 변동은 국내외 요인에 따라 정상화될 것”이라며 환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정책을 유지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수출입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이런 점을 감안해 재정 전략을 짜야 한다”고 권고했다. 차이신은 판 국장의 발언이 최근 일부 기업에서 나타나고 있는 환 투기 움직임에 경고를 날린 것으로 해석했다.
판 국장은 또 오는 8월까지 해외 상장 중국 기업의 배당금 지급과 중국 내 외국 기업의 해외 송금, 유학생 학비 송금 등으로 계절적 외환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환율 리스크를 낮추기 위해 감독기관뿐 아니라 기업과 은행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중국에서도 하반기에는 위안화 강세가 꺾일 것이란 전망이 많다. 우선 최근 위안화 강세의 배경이 된 달러 약세가 하반기 미국 경제 성장으로 반전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관측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