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배달업 등 플랫폼 근로자 증가가 수조원의 재정수입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4차 산업혁명과 조세정책’ 보고서에서 플랫폼 근로자 증가로 최대 2조2000억원의 재정수입이 감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2018년 기준 46만9000여 명의 플랫폼 근로자가 일반 기업체에 재직했을 때와 비교해 추계한 결과다.
조사 결과 우선 의무가입 요건이 사라지는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등 사회보험의 수입 감소가 컸다. 플랫폼 근로자와 같은 개인 사업자는 국민연금과 고용보험 등의 가입 의무가 없다. 연 수입 산출이 어려운 만큼 건강보험 지역가입자로 등록하는 대신 피부양자 자격으로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플랫폼 근로자들의 연평균 소득을 2900만원으로 가정했을 때 4대 사회보험 수입 감소 규모는 2조72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세 수입 감소도 예상됐다. 플랫폼 근로자로 일하면 근로소득자에서 사업소득자로 전환되는 데 따른 것이다. 근로소득자는 소득 전체에 소득세율을 적용해 소득세를 산출하지만, 사업소득자는 소득에서 최대 78.8%까지 사업비용으로 공제한 뒤 남은 금액에 대해 소득세를 부과한다. 근로소득자로 일할 때는 1980억원이던 소득세 부담이 플랫폼 근로자는 760억원까지 줄며 1220억원의 수입이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번 조세연구원의 조사는 2018년을 기준으로 이뤄진 만큼 예상 재정수입 감소 규모가 실제보다는 적게 추산됐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플랫폼 근로자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고용노동부가 한국노동연구원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플랫폼 근로자는 179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병목 조세연구원 조세정책연구본부장은 “고용보험 등 사회보험이 플랫폼 근로자에게까지 확대 적용되면서 이 같은 재정수입 감소폭은 향후 줄어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