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광주 철거 건물 붕괴 참사 원인을 두고 책임 공방이 지속되고 있다.
12일 광주경찰청 수사본부(강력범죄수사대)에 따르면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과 철거 계약을 맺은 한솔기업, 실제 철거 작업을 한 백솔건설 측 관계자들이 경찰 조사에서 억울하다고 해명했다.
이들은 해당 건물을 철거할 때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 측의 요구로 당초 계획한 것보다 더 많은 살수 펌프를 동원했다고 진술했다. 철거 때 날리는 먼지로 인한 민원을 예방하기 위해서였다. 이 시점은 시공사 측이 광주 다른 재개발 공사 현장에서 비산 먼지 때문에 인근 주민들에게 30억여원의 피해 보상을 요구받았던 때다.
철거 업체 관계자들은 원청과 하청 업체의 갑을 관계를 강조했다.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는 처지로 과도한 살수 작업은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이들에 주장에 대해 현대산업개발 측은 과도한 살수를 지시한 적이 없다고 했다. 이들의 해명도 사실과 다르다며 경찰 조사가 이뤄지고 있으니 진상이 규명될 수 있도록 성실하게 응하겠다고도 했다.
이번 붕괴 사고의 원인 중 하나로 과도한 살수가 지목된다. 굴착기를 올리기 위해 산처럼 쌓은 흙더미에 물이 스며들면서 밑부터 파낸 위태로운 건물에 외력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맨 윗층인 5층부터 아래로 철거를 진행할 것이라는 계획과 달리 밑부터 파내 흙더미를 쌓아 올린 방식의 무리한 철거 방식도 잘못됐다는 설명이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