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 1300명 몸캠' 김영준, 마스크 쓴 채 "죄송하다"

입력 2021-06-11 09:09
수정 2021-06-11 09:11


남성 1300여명의 일명 '몸캠'(나체 사진·영상)을 찍어 인터넷에 유포한 혐의를 받는 김영준(29)의 얼굴이 11일 공개됐다.

이날 오전 8시 경 김 씨는 수감 중이던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포토라인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 씨는 손목에 수갑을 차고 검은색 트레이닝복 상하의를 입은 채 취재진 앞에 섰다. 지난 9일 공개된 주민등록증 사진 보다 머리는 짧았고 핼쑥한 모습이었다.

신상 공개가 결정 됐으나 김 씨는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상태였다. 모자를 쓰지는 않았으나 얼굴을 보여달라는 요청에도 마스크를 내리진 않았다.

'혐의를 인정하느냐', '영상 녹화를 왜 했느냐' 등의 질문에 "피해자들에게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앞으로 반성하며 살겠다"고 말했다.

공범 여부에 대해서 "저 혼자 했다"고 답했고, '피해자 1300명에게 미안하지 않느냐'란 질문엔 "정말 죄송하다"며 시선을 아래로 떨궜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랜덤 소개팅 애플리케이션 틴더 등에 여성인척 프로필 사진을 올려 남성을 유인한 뒤 영상통화를 했다. 그는 남성들에게 얼굴과 몸이 보고싶다고 요구해 음란행위를 하는 남성들의 모습을 녹화했고 텔레그램 등을 통해 유포·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김 씨는 2013년부터 최근까지 범행을 이어왔고 남성 1300여명으로부터 2만 7000여개의 영상을 불법 촬영했다. 이들은 유인하는데 사용한 여성 불법 촬영물도 4만 5000여개 확인됐다.

피해자 중에는 아동·청소년 39명도 포함됐다. 그는 자신이 가장한 여성을 만나게 해준다는 조건으로 미성년자 7명을 자신의 주거지, 모텔로 유인해 유사성행위를 하도록 하고 촬영하기도 했다.

경찰은 지난 4월 피해자 신고로 수사에 착수했고 채팅앱 등을 압수수색해 이달 3일 김영준의 신원을 특정해 주거지에서 검거했다.

사건이 알려진 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제2의 N번방 사건인 불법 촬영 나체영상 유포 사건 관련자의 철저한 수사와 처벌, 신상공개를 요구합니다'라는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 청원은 22만여명의 동의를 얻었다.

신상 공개 전 김 씨가 여성일 것이라는 추측이 퍼지면서 일부 여혐 커뮤니티에서 논란이 격화되기도 했다.

경찰은 지난 9일 신상정보 공개 심의워윈회를 열고 김 씨의 이름, 나이, 얼굴을 공개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