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의 더 강해진 연내 금리인상 신호

입력 2021-06-11 17:42
수정 2021-06-12 00:19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통화정책 완화 정도의 조정 시기와 속도를 판단하는 것을 하반기 이후 역점을 두고 추진하겠다”고 11일 밝혔다. 이는 이 총재가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강력하게 시사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총재는 이날 한국은행 창립 71주년 기념사에서 “우리 경제가 견실한 회복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면 현재의 완화적 통화정책을 향후 적절한 시점부터 질서 있게 정상화해 나가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특히 “경제주체들과 사전에 충분히 소통해 충격 없이 대비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하반기 이후 기준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했다. 이 총재는 다만 “코로나19 전개 상황, 경기 회복의 강도와 지속성, 금융 불균형 누적 위험 등을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지난달부터 최근까지 수차례 기준금리 인상 신호를 보냈다. 이 총재는 지난달 27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금리정책 정상화를 서두르지는 않겠지만 실기해서도 안 된다”고 했다.

이달 10일에는 박종석 한은 부총재보가 “현재 기준금리는 사상 최저인 연 0.5%로 상당히 낮은 수준”이라며 “한두 번 기준금리를 올린다고 해서 긴축이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 신호를 강하게 내보내는 것은 실물경제 회복 속도가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한국 경제가 코로나19 충격에 따른 부진에서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회복세가 더 뚜렷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국 경제의 성장 여력을 확충하기 위해 혁신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도 했다. 이 총재는 “신성장동력 창출 여부에 따라 국가·기업 간 대격차(Great Divide)가 나타날 것”이라며 “산업 구조와 규제 체계의 개편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