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스가와 정상회담할까…反中전선 동참할까

입력 2021-06-11 17:26
수정 2021-06-12 01:11

문재인 대통령이 영국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등에 참석하기 위해 유럽 순방길에 올랐다. 한·일 관계 개선과 미국 중심의 대(對)중국 견제 참여 여부가 이번 순방의 주요 이슈가 될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11일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서울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문 대통령은 11~13일(현지시간) 영국 콘월에서 열리는 G7 확대회의 3개 세션에 참석해 주요국 정상들과 백신 공급 확대, 기후변화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한다. 문 대통령이 대면 다자외교에 나서는 것은 2019년 12월 중국에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의 이후 18개월 만이다.

문 대통령은 G7 회의 기간 영국, 호주, 유럽연합(EU) 정상 등과 각각 양자회담도 한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의 추가 양자회담이나 비공식 약식회담 가능성도 거론된다. 문 대통령을 수행하는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한·일 회담과 관련해 “대화의 문은 언제든지 열려 있다”며 “‘풀 어사이드(pull aside)’라고 불리는 약식회동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2019년 11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3’ 정상회의에서 아베 신조 당시 일본 총리와 풀 어사이드 방식으로 환담한 적이 있다.

G7 회의에서 대중국 견제 방안이 논의될 경우 한국이 호응할지 여부도 이슈가 될 전망이다. 중국은 G7 회의를 앞두고 한국을 연일 압박하고 있다.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장관은 지난 9일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의 통화에서 미국 주도의 대중국 압박인 인도·태평양전략을 비난하면서 한국에 “잘못된 장단에 따라가지 말라”고 경고했다. 중국 관영매체인 글로벌타임스는 11일 한국이 미국 주도의 반(反)중 전선에 합류하지 않을 것이라는 압박성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이번 순방길에서 코로나19 백신 추가 확보와 관련해 성과를 낼지도 관심사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는 한국군 55만여 명분 백신 지원을 약속받았다. 유럽은 아스트라제네카 등 제약사들이 백신을 공급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현지 국가들과 경제 협력 방안도 모색한다. 문 대통령은 G7 회의 참석 후 13~15일 오스트리아를, 15~17일 스페인을 국빈방문한다. 윤 의원은 “이번 순방을 계기로 한국과 스페인이 건설 분야 등에서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성과들이 충분히 많다”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