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미국 기업공개(IPO) 시장이 사상 최대의 호황을 누릴 전망이다. 다음달 미 증시에 상장하는 중국 차량공유 업체 디디추싱이 올해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IPO를 할 가능성이 높은 데다 주식거래 플랫폼 로빈후드 등 다른 대어급 상장도 대기 중이어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주요 은행이 6월부터 8월까지 3개월간 뉴욕증시 IPO 규모(공모액 기준)를 400억달러(약 44조4300억원)로 예상하고 있다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을 통한 상장은 제외한 금액이다. 금융정보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1995년 이후 같은 기간으로 역대 최대 기록이다. 기존 최대 기록은 지난해 같은 기간 320억달러였다.
미국 IPO 시장이 ‘뜨거운 여름’을 맞게 된 이유는 이 기간 미 증시에 상장하려는 대형 기업이 많아서다. 올여름 미 IPO 시장의 최대어로는 디디추싱이 꼽힌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디디추싱의 예상 기업가치는 700억달러(약 77조7700억원)로 다음달 미 증시에 상장할 예정이다. 올해 세계 최대 IPO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 최대 차량공유 업체로 현지 시장의 90%가량을 점유한 디디추싱은 올 1분기 매출 422억위안(약 7조3400억원), 순이익 55억위안을 올렸다.
주식거래 플랫폼 로빈후드도 다음달 미 증시에 입성할 계획이다. IB업계는 로빈후드의 기업가치를 400억달러 이상으로 예상하고 있다. 역시 다음달 상장 예정인 미 자동차 배터리 회사 클라리오스는 200억달러의 가치를 인정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IPO 서류를 제출한 도넛 회사 크리스피크림은 기업가치 40억달러를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미 증시에서 IPO를 한 기업들의 주가가 상장 후 공모가를 웃돌면서 투자자들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소프트웨어 회사 먼데이닷컴은 나스닥시장에 상장한 첫날인 10일 공모가(155달러)를 웃도는 178.87달러로 장을 마쳤다. 지난달 나스닥에 상장한 스웨덴 귀리우유 회사 오틀리의 이날 주가도 공모가(17달러)보다 56% 이상 올랐다.스팩의 인기가 주춤해진 것도 IPO 시장에는 호재라는 분석이 나온다. 스팩과의 합병 대신 IPO를 택하는 비상장사가 최근 늘어났다고 WSJ는 분석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