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떼내는 만도에 엇갈린 시선

입력 2021-06-10 17:25
수정 2021-06-11 08:35
자동차 부품회사인 만도가 자율주행 관련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증권업계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기존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결정”이라는 비판과 “사업 분할로 성장성이 부각될 것”이라는 반론이 맞서는 모습이다. 이례적으로 증권사 리포트 18개가 쏟아지며 격론을 벌였다.

만도는 10일 11.17% 떨어진 6만5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만도는 전날 장 마감 후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사업과 올해 100% 지분을 인수한 MHE(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를 물적분할해 만도모빌리티솔루션즈(가칭)를 설립하겠다고 공시했다. 분할기일은 오는 9월 1일이다.

물적분할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분할로 투자자금 유치가 원활해지고 자율주행 기업으로서의 성장성이 더 부각될 것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김민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한 목적의 분할”이라며 “그룹 전체가 재평가되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날 급락한 주가가 결국 회복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만도 주가는 지주사 디스카운트 등의 우려로 초기에는 흔들릴 수 있지만 분할 자체로는 기업가치가 변하지 않기 때문에 결국 주가는 회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존 주주의 지분가치가 깎일 가능성은 크다. 신설법인이 기업공개를 통해 상장하면 외부자금을 유치하는 과정에서 지주사인 만도 지분을 들고 있는 주주들의 지분가치는 희석되기 때문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업공개(IPO) 시 기존 사업부 기업가치는 깎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만도의 자율주행 기술 자체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김평모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경쟁사에 비해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내재화에 뒤처진다면 분할 이후에도 센서류를 양산하는 하드웨어 기업으로 머무르게 될 것”이라며 “이미 밸류에이션이 글로벌 경쟁사를 웃돈 만큼 투자의견은 보유로 하향 조정한다”고 설명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