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3만1000달러로 내려갔다. 2년 연속 내리막길이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2019년 국민계정(확정) 및 2020년 국민계정(잠정)'을 보면 지난해 1인당 국민총소득이 3만1881달러(약 3557만원)로 집계됐다. 2019년(3만2204달러)에 비해 1.0%(323달러) 감소했다. 1인당 국민소득은 2019년과 2020년 2년 연속 감소했다. 1인당 국민소득은 한 해 동안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총소득을 인구 수로 나눈 것으로 국민생활 수준을 파악할 수 있는 대표 지표다.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이 크게 줄어든 것은 연평균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 넘게 상승(원화 가치 하락)한 영향이 작용했다.
한국은 2017년(3만1734달러)에 처음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를 열었다. 1인당 가계총처분가능소득(PGDI)은 1만7756달러로, 전년보다 1.1% 증가했다. 원화로는 2095만2000원으로 2.3% 늘었다. PGDI는 국민이 언제든 씀씀이로 연결할 수 있는 소득으로, 실질적 주머니 사정을 보여주는 지표다.
한은이 발표한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연 -0.9%다. 올해 3월 속보치(-1.0%)보다 0.1%포인트 올랐다. 상향조정됐지만 여전히 1998년 외환위기(-5.1%) 이후 22년 만에 겪는 역성장이다. 2019년 성장률 확정치는 연 2.2%로 0.2%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작년 명목 GDP는 1933조2000억원으로, 전년보다 0.4% 늘었다. 1998년(-0.9%) 이후 22년 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명목 GDP를 실질 GDP로 나눈 값인 GDP 디플레이터는 전년 대비 1.3% 상승했다.
기업의 인건비 부담은 상대적으로 커지고 있다. 전체 국민소득에서 임금 등 노동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을 뜻하는 노동소득분배율은 2020년 67.5%로 역대 가장 높았다. 2019년과 비교하면 1.2%포인트 올랐다. 기업 이윤 등을 의미하는 영업잉여가 지난해 425조6000억원으로 4.3% 감소한 반면 근로자 임금(피용자 보수)은 지난해 918조3000억원으로 0.5% 올랐다.
총저축률은 35.9%로 전년(34.7%)보다 1.3%포인트 상승했고, 국내총투자율은 전년(31.3%)보다 0.3%포인트 오른 31.7%를 기록했다. 가계(가계에 봉사하는 비영리단체 포함) 순저축률은 11.9%로 전년(6.9%)보다 5.0%포인트 상승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