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김오수 검찰총장과 만나 ‘형사부 직접수사 제한’ 등의 내용을 담은 검찰 직제개편안에 대한 견해차를 좁혔다”고 말했다. 대검찰청이 직제개편안에 대해 공식 반발하자 박 장관이 진화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 장관은 9일 취재진과 만나 “8일 저녁 김 총장과 만나 견해차를 좁혔다. 구체적인 내용을 얘기하기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지난 8일 오후 8시부터 4시간가량 이어진 이 회동은 박 장관이 먼저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장관은 “워낙 심각한 문제로 비칠 수 있다는 판단하에 보자고 했고 (김 총장이) 흔쾌히 응했다”며 “법리 등 견해차가 있는 부분은 (견해차를) 상당히 좁혔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법무부가 내놓은 검찰 직제개편안에 따르면 △형사부는 직접수사를 할 수 없고 △해당 사건은 모두 반부패수사부 등 전담부서로 넘겨야 하며 △소규모 지청 등 전담부서가 없는 곳은 직접수사를 개시할 때 검찰총장 및 법무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에 대해 대검은 “일선 검찰청 형사부의 직접수사를 제한하면 민생과 직결된 범죄 수사에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며 “장관 등의 승인을 받아야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부분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심각하게 훼손시킬 수 있다”고 비판했다.
법조계 일각에선 법무부가 대검과의 불협화음이 지속될수록 검찰 직제개편과 중간급 간부 인사가 지연되는 것을 우려해 한발 물러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경제범죄나 민생범죄에 한해서는 일선 검찰청 형사부의 직접수사를 막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다만 법무부와 대검이 최종 접점을 찾기까지는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박 장관은 “직제개편안 등과 관련해 김 총장을 더 만날 수도 있느냐”는 질문에 “기본적으로 소통을 잘하자는 공감대는 인사안 협의 때도 있었다. 그래서 자주 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두 기관의 물밑 줄다리기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