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 창립자' 로버트 랭거 "LNP, 모든 영역에서 유망할 것"

입력 2021-06-09 13:51
수정 2021-06-09 14:51

“지질나노입자(LNP)는 코로나19 백신 외에도 모든 치료영역에 대해 유망하다.”

모더나의 창립자인 로버트 랭거 교수(사진)는 9일 열린 ‘2021 KPBMA 컨퍼런스 with MIT ILP’에 참여해 이 같이 말했다. 이날 컨퍼런스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KPBMA) 주최로 온라인으로 개최됐다.

콘퍼런스에서 랭거 교수는 연자로 참석해 약물전달 기술의 전망에 대해 강연했다. 랭거 교수는 코로나19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개발사인 모더나 테라퓨틱스의 창립자이자 MIT 석좌교수(인스티튜트 프로페서)다.

랭거 교수는 2010년 모더나 창립 전부터 몸 속에서 약물이 장기간에 걸쳐 방출되게 하는 약물전달시스템 연구에 몰두했다. 또 현재의 mRNA 백신을 만드는 데 필수적인 지질나노입자(LNP) 약물 전달체를 연구했다. 나노입자가 몸안에서 머물면서 장기 효과를 내도록 하기 위해 약물을 감싸는(코팅하는) 전달 기술을 연구한 것이다.

랭거 교수는 “2004년 1세대 LNP가 만들어졌고, 모더나 창립 후 효과적인 새로운 LNP를 개발됐다”며 “작년 코로나19 때 LNP 기술이 mRNA에 접목됐다”고 설명했다. mRNA 백신에 나노입자 기술을 접목하면 기존의 독감 백신보다 효능과 개발 편의성이 크다고 했다.

모더나는 코로나19 발생 초반인 지난해 1월 mRNA 기반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발표했다. 같은 해 12월 임상 3상에서 95%의 예방효능을 증명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긴급사용 승인을 받았다.

그는 “2010년부터 mRNA 치료제와 백신에 대한 아이디어는 있었지만, 체내 전달기술이 없어 현실화되지 못했다”며 “화이자와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개발로 mRNA의 현실 구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가 터진 작년 모더나는 이미 9개 백신을 포함한 13개 mRNA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었다”며 “코로나19 백신 연구를 시작한 지 한 달 만에 노르웨이 생산기지를 통해 임상 연구 물량을 확보했고, 코로나19 백신을 빠르게 생산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mRNA 백신의 장점으로는 빠른 시간 안에 개발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랭거 교수는 ”독감 백신은 단백질을 배양해 체내에 투여하기까지 1년이 걸리지만, mRNA는 수주 만에 제조를 거쳐 바로 투여할 수 있다”며 “독감백신의 예방효능은 50%인데 비해 코로나19 mRNA 백신은 90% 이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노와 mRNA의 기술 발전은 다른 치료제·백신 개발에도 적용할 수 있다”면서 “현재 부스터 백신도 개발하고 있고 변이 연구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랭거 교수는 앞으로도 mRNA의 미래가 유망할 것으로 봤다. 코로나19 이후에도 mRNA가 다른 치료제에 적용될 것으로 예상했다. 랭거 교수는 “모든 나노입자의 미래는 유망하다”며 “나노입자를 적정한 방식으로 압축(스퀴징)하면 세포 안까지 어떤 약물이든 삽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것은 약물을 원하는 표적에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표적화(타겟팅) 기술과 안정적인 LNP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