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위해 초·중·고 학급당 학생수 줄여야"…교원단체 주장 논란

입력 2021-06-08 17:42
수정 2021-06-09 01:34
교육부가 초·중·고등학교에 이어 대학도 2학기에 전면 등교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교원 단체들이 “효과적인 방역을 위해 학급당 학생 수부터 줄여야 한다”는 주장을 펼쳐 논란이 일고 있다. 당장 학급당 학생 수를 축소하려면 교사 충원이 필요한데, 교육당국은 되레 학령인구 감소 추세에 맞춰 교원 수를 줄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8일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전국 교장단 대표들과 정부세종청사에서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는 2학기 전면 등교에 앞서 지원이 필요한 사항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 교육부는 이달 중순 ‘2학기 전면 등교 로드맵’을 발표할 계획이다.

교육부의 로드맵이 나오기 전에 일부 시·도교육청은 한 발 앞서 학교 문을 활짝 열었다. 전라남도는 도내 전체 학교가 지난 7일부터 전면 등교 수업에 들어갔다. 강원교육청도 지역 내 모든 학교가 다음달부터 완전 등교 수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다른 지역 교육청도 전면 등교를 앞당기겠다는 의지를 교육부에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원 단체들은 “전면 등교에 앞서 제대로 된 방역과 수업 진행을 위해 학급당 학생 수부터 줄여야 한다”는 주장을 계속하고 있다. 이들은 “감염병 확산, 고교학점제 도입 등을 고려할 때 학급당 학생 수를 20명 이하로 줄이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학생 수가 30명을 넘는 학급은 총 1만9628개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의 8.4%다.

하지만 정부는 이 같은 교원 단체의 주장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기 위해선 당장 교원 수를 늘려야 하는데, 정부는 교원 축소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교육회의는 “교원 양성 규모를 축소해야 한다”는 내용의 정책 권고안을 지난해 발표하고 교육부에 올해까지 시행 계획을 마련하도록 했다. “학령인구의 급격한 감소로 인해 자연스럽게 교사 1인당 학생 수가 줄어들 공산이 큰 상황이어서 교원 규모를 오히려 줄여야 한다”는 게 교육당국의 입장이다.

교육부는 지금과 같은 학령인구 감소 추세가 유지된다면 2023년에는 초등학교의 교사 1인당 학생 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인 15.2명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교원 충원에 만만치 않은 예산이 들어가는 것도 걸림돌로 꼽힌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