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자동차 직원 절반가량이 2년간 무급휴직에 들어간다. 노동조합이 투표를 통해 회사의 자구계획을 받아들였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쌍용차가 회생을 위한 큰 산을 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쌍용차 노조는 7~8일 진행된 자구계획 찬반 투표에서 노조원 3273명 중 52.1%인 1681명이 찬성했다고 8일 발표했다. 회사가 내놓은 자구안에는 △생산직 50% 및 사무직 30% 무급 휴직 2년 △임금 삭감 및 복리후생 중단 2년 연장 △임원 임금 20% 추가 삭감 △단체협약 주기 3년(현행 2년)으로 변경 △효율적 인력 운영 및 생산 대응 △무쟁의 확약 △유휴자산 추가 매각(4개 소) 등이 포함됐다.
업계에선 이날 찬반 투표 가결로 쌍용차가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고 진단한다. 노조원들이 회사 자구계획을 거부했다면 회생계획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었다. 정부에 자금 지원을 요청할 명분이 없어지는 데다 잠재적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렸기 때문이다. 투표 부결은 쌍용차 청산으로 이어졌을 것이란 분석도 적지 않았다.
무급휴직 실시로 인건비 등 고정비가 감소함에 따라 투자자 부담도 줄게 됐다. 2009년 법정관리(기업회생 절차) 당시 발생했던 극심한 노사갈등이 나타나지 않은 것도 긍정적이다. 당시 노조는 ‘옥쇄파업’을 강행하며 회사의 구조조정 계획을 거부했다.
일각에선 이번에 통과된 자구계획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없진 않다. 인력 축소 방안 등이 빠져 있기 때문이다. 법원 등에서도 이번 자구계획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반응이 나오는 배경이다.
쌍용차는 지난 7일 법원 허가를 받아 인수합병(M&A) 추진을 위한 매각주관사로 한영회계법인과 법무법인 세종의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9일부터는 매각 관련 논의를 시작하고, 이달 말 입찰공고를 낼 계획이다.
정용원 쌍용차 법정관리인은 “이번 자구안은 회사가 살아남기 위한 최소한의 생존 의지를 대내외에 밝힌 것”이라며 “자구안이 포함된 회생계획안을 토대로 M&A를 조기에 성사시켜 쌍용차의 장기적인 생존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