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형 렌털시장을 개척하겠습니다.”
8일 서울 청담동 소노시즌 매장에서 만난 김범철 대표는 “지난해 말 시작한 렌털사업이 대명소노시즌의 새 핵심사업이 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소모성 자재구매대행(MRO) 기업으로 시작한 대명소노시즌은 지난해 말 렌털업에 진출했다. “프리미엄 렌털시장 선도할 것”1972년 설립된 대명소노시즌(옛 대명코퍼레이션)은 전체 매출의 대다수를 MRO사업에서 내고 있다. 주요 고객사는 지주사인 대명소노그룹이다. 이곳에서 운영하는 소노호텔앤리조트에 침구, 매트리스, 타월 등 객실용품 대부분을 공급한다. 48년간 순탄하게 흘러가던 이 회사에 위기가 닥친 건 지난해 초였다. 코로나19가 국내외를 강타하며 객실 예약률이 급격하게 떨어졌다. 자연히 대명소노시즌 매출도 타격을 입었다.
고심하던 대명소노시즌은 보유하고 있는 객실비품 데이터를 토대로 한 매트리스·침구 등의 렌털사업을 떠올렸다. 지난해 3월 사명을 대명코퍼레이션에서 지금의 것으로 변경하고 렌털시장 진출을 공표했다. 지난해 5월에는 지주사 부사장을 맡고 있던 김 대표가 대명소노시즌 최고경영자(CEO)에 선임됐다. 김 대표는 “대명소노시즌의 신사업을 적극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해 CEO로 나섰다”고 설명했다.
1년간의 시장연구·제품개발 끝에 지난해 12월 대명소노시즌의 렌털 브랜드 ‘소노시즌’이 시장에 나왔다. 기존 렌털 브랜드와 달리 ‘직접 케어하는 렌털제품’을 표방했다. 소노시즌 제품은 전담 매니저가 주기적으로 찾아와 관리해주지 않는다. 대신 소비자가 작은 부품 하나하나까지 쉽게 세척·관리할 수 있도록 섬세한 설계를 했다.
소노시즌은 ‘고가 브랜드’다. 첫 제품인 ‘어드밴스 매트리스’ 시리즈는 소노시즌에서 기획·설계한 제품을 독일 공장을 통해 생산한 것이다. 대명소노시즌은 MRO 사업을 하며 축적한 데이터를 토대로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통기성과 경도를 지닌 매트리스’를 제작했다. 한편으로는 지퍼부터 매트리스 안에 있는 내용물 하나하나까지 전부 독일에서 인증받는 과정을 거쳤다.
제조 과정이 까다롭다 보니 자연히 단가가 올라갔다. 다만 렌털 형태로 구매하면 최대 72개월에 나눠 금액을 지급하게 돼 실제 부담감은 적다는 김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조금 비싸더라도 튼튼하며 편리한 매트리스를 원하는 소비자에게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며 “‘호텔에서 느꼈던 편리함을 집에서도 느낀다’는 콘셉트로 프리미엄 렌털시장을 선도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호텔·리조트 전용 MRO 플랫폼 출시내년에는 사업영역을 더 확장할 예정이다. 대명소노그룹 숙박시설을 대상으로 하던 MRO사업을 일반 숙박시설까지 확대한다. 기반이 되는 것은 호텔·리조트 전용 MRO 플랫폼이다. 숙박시설 사업자에게 필요한 소모품을 하나부터 열까지 공급해주는 온라인 사업이다.
MRO 플랫폼은 대명소노그룹이 내년 선보일 호텔·리조트 관리 위탁업과 연계할 계획이다. 호텔·리조트 사업 경력이 많은 대명소노그룹 차원에서 관리 운영을 대행하는 사업이다. 김 대표는 “대명소노그룹의 위탁업에 대명소노시즌의 MRO 플랫폼 사업을 합치면 상당한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했다. 소노시즌은 올 하반기 가성비 매트리스, 호텔형 침구 등을 출시할 예정이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