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6월08일(16:25)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기업회생(법정관리) 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자동차 매각전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서울회생법원은 8일 쌍용자동차 매각주관사로 EY한영 회계법인을 선정하고 이를 통보했다. 이날 쌍용차 노조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최대 2년간 무급휴직'을 골자로 하는 쌍용차 자구 계획안이 과반 찬성으로 가결됨에 따라 매각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쌍용자동차가 17분기 연속 적자를 내는 등 투자자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최근 자동차 부품산업의 업황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되면서 인수합병(M&A)업계에서도 기대하는 분위기다.
현재 쌍용차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기업은 미국 HAAH오토모티브, 전기버스 제조업체 에디슨모터스, 케이팝모터스와 박석전앤컴퍼니 등이 있다. HAAH는 지난해부터 쌍용차 인수에 관심을 보인 원매자로 가장 유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IB업계 관계자는 "HAAH 내부 사정 때문에 아직 쌍용차 인수 준비가 덜 된 것 같다"며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쌍용차를 인수한 뒤 갚아야 할 공익채권 등은 3700억원 규모에 달한다. 이 중 1200억원은 밀려있는 임금으로, 인수 후 곧장 갚아야 한다.
또 다른 인수 후보자인 에디슨모터스는 전기버스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지난해 89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에디슨모터스의 강영권 회장은 방송사 프로듀서 출신으로, 산업폐기물 소각업체로 돈을 벌고 에디슨모터스를 차렸다. 쌍용차에 전기차 엔진을 탑재하는 등 인수 후 시너지 효과를 고려해 매각전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케이팝모터스, 박석전앤컴퍼니 등은 단지 언론에 의사표시만 했을 뿐 실제 인수능력이 전혀 없는 후보들로, 관련 업계에서도 후보로 인지하지 않고 있다.
M&A업계에서는 쌍용차 자구 계획안이 조합원 투표에서 통과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지만, 이날 52%의 찬성률로 자구 계획안이 통과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노사가 마련한 이 자구안은 기술직 50%와 사무직 30% 인원에 대해 최대 2년 동안 무급휴직을 시행하는 것이 핵심이다. 우선 1년 시행해본 뒤 회사 상황을 고려해 1년 더 연장하는 방식이다. 임금을 제외한 단체 협상 주기도 2년에서 3년으로 늘리고, 경영 정상화까지는 파업을 진행하지 않겠다는 내용도 포함돼있다.
쌍용차측은 "이 자구안은 고용은 유지하면서 비용을 줄일 수 있는 합리적이고 실효성 있는 방안"이라며 "자구안 통과를 디딤돌 삼아 경쟁력 있는 투자자 유치 등 기업회생절차를 조속히 마무리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에선 "M&A 성사 전에 추가 자금 투입이 필요할 텐데 기업 실사부터 쌍용차의 회생계획안 마련까지 갈 길이 멀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