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철 사망 전 '건강하게 일주일만 살 수 있다면…' 눈시울

입력 2021-06-08 10:43
수정 2021-06-08 13:17


"반드시 다시 돌아오겠다."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명예 감독이 췌장암 투병 중에도 복귀 의지를 드러냈으나 끝내 사망했다. 향년 50세.

생전 유상철 감독은 다큐멘터리 유튜브 '유비컨티뷰'를 통해 "건강하게 일주일만 살 수 있다면 뭘 하고 싶으냐'는 질문에 이강인의 경기를 직접 보고 싶다고 밝힌 바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날아라 슛돌이' 감독이었던 유상철 감독은 이강인의 비범함을 일찌감치 알아챈 은인이다.

유상철 감독은 '슛돌이' 졸업 후 이강인을 위해 2달 정도 기본기 개인과외 해주다 인천 유나이티드 아카데미에 입단시켰다.

이강인의 실력이 당시에도 너무 비범해서 특별히 애정을 갖고 장기간 개인레슨을 해준 것으로 전해진다.



이강인은 4학년까지 인천 유나이티드 아카데미에서 축구를 배웠는데 연습게임 할 때부터 월반해서 2~3살 더 먹은 형들과 게임을 했다고 한다.

이강인은 이후 유상철, 최진태 당시 인천유나이티드 아카데미 감독과 상의한 이후 4학년 때 스페인 유학길에 올랐다.

이강인은 '유비컨티뉴'에서 스승 유상철을 향해 "건강해지셔서 꼭 오셔라. 다시 한국 들어오면 다시 제 감독님 해주셔야 한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유상철 감독은 "건강한 일주일이 주어진다면 뭘 해야 할까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면서 "강인이가 하는 경기를 직접 현장에서 한번 보고 싶다"고 바램을 드러냈다.

유상철 전 감독은 2019년 10월 중순 몸에 황달 증상이 나타나 병원에서 정밀 검사를 받았고 췌장암 4기 진단을 받았다. 투병 중에도 인천 유나이티드 FC의 K리그 1부 리그 잔류에 성공하도록 이끌었다.



이후 본격적인 항암 치료에 들어갔고 방송에 출연해 "반드시 다시 돌아오겠다"고 의지를 드러냈지만 최근 병세가 악화하면서 세상을 떠났다.

유 전 감독은 건국대 졸업 후 1994년 프로에 입단, 1999년 요코하마 F.마리노스를 통해 일본 J리그에 진출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으로 축구 역사상 유례없는 멀티플레이어로 손꼽힌다.

한일 월드컵 이후엔 대표팀 주장을 맡았고,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엔 와일드카드로 출전해 8강 진출에 기여했다. 프로 선수로는 울산 외에 일본 J리그의 가시와 레이솔과 요코하마 마리노스에서 맹활약한 그는 2006년 현역에서 은퇴했다. 이후 아이들에게 축구를 통해 꿈을 심어주는 예능프로그램 '날아라 슛돌이'에 출연했다. 그의 제자 이강인은 현재 스페인 발렌시아 CF 미드필더로 활약 중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