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왕실 떠난 해리 왕자 부부, 둘째 출산…다이애나 이름 붙여

입력 2021-06-07 07:21
수정 2021-07-07 00:02



영국 왕실을 떠난 해리 왕자 부부가 미국에서 둘째 아이를 낳았다. 영국 왕족 서열 최상위 중 해외에서 태어난 최초 사례로 기록된다.

해리 왕자 부부 대변인은 6일(현지시간) 해리 왕자 아내 메건 마클이 지난 4일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바버라 코티지 병원에서 딸을 출산했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미국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해리 부부의 둘째 딸은 이중 국적을 갖게 된다.

해리 부부는 아이 이름을 릴리베트 다이애나로 지었다. 해리 왕자의 할머니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애칭 '릴리베트'와 어머니 다이애나비의 이름을 따온 것.

3.2kg의 몸무게로 태어난 릴리는 영국 왕위계승 서열 8위다. 사진은 공개되지 않았다.

해리 부부는 릴리의 탄생에 대해 "상상했던 것 이상"이라며 "전 세계에서 보내준 사랑과 기도에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트위터를 통해 "서식스 공작과 공작부인의 딸 출산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전했다.

해리 왕자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손자이자 찰스 왕세자의 차남이다. 할리우드 배우 출신 매건과 2018년 5월 결혼했다. 이듬해 5월 첫째 아들 아치 애리슨을 얻었다.

하지만 지난해 1월 해리 부부는 "왕실에서 모든 역할을 내려놓고, 재정적 지원도 받지 않겠다"고 독립 선언을 한 후 미국으로 이주했다. 이후 아들의 이름으로 영감을 얻은 '아르케(Arche)'에서 딴 '아치웰'이란 자선 단체를 설립해 활동해 왔다.

이후 지난 3월 해리 부부는 오프라 윈프리가 진행하는 미국 CBS 방송에 출연해 영국 왕실에서 인종 차별을 겪었다고 폭로했다. 메건 마클은 "아들이 태어났을 때 피부색이 얼마나 어두울지에 대한 우려의 대화가 오갔다"고 말한 것.

메건 마클은 백인 아버지와 흑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메건 마클은 "제 아들에게 왕자 칭호가 주어지지 않고 그에 따라 안전 조치도 보장되지 않을 거라 했다"며 "자살 충동도 느꼈다"고 밝혔다.

해리 왕자 역시 "다시 (비극적인) 역사가 되풀이되는 게 두려웠다"며 왕실과 악의적인 소문을 피해 미국으로 이주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해리 부부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재위 70주년 기념행사에 공식적으로 초대 받았다. 이에 따라 릴리의 버킹엄 궁 '발코니 데뷔' 역시 기대되고 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