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사모펀드(PEF) H&Q가 이승호 스탠다드차타드(SC)증권 전무를 영입했다. 올해 초 국내외 대형 PEF간 대결로 주목받은 거래였던 온라인 채용플랫폼 잡코리아 매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뒤 투자 활동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전력 보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 전무는 지난 1일부터 H&Q로 출근하고 있다. 이 전무는 신규 투자 검토는 물론 기존 포트폴리오 매각에도 관여할 예정이다.
이 전무는 IB업계에서 15여년간 활동해온 M&A 전문가다. 지난해 주목받은 거래 중 하나인 1조500억원 규모의 종합환경플랫폼 EMC홀딩스 매각 성사 주역 중 한 명이다. TPG의 카카오뱅크 지분 투자(2500억원) 및 헬스밸런스 인수, KKR의 현대중공업지주 계열사 현대글로벌서비스 상장 전 지분투자(8000억원) 등 거래에서도 핵심 역할을 했다.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올해 3월 매니징디렉터(MD 전무)로 승진했다.
이 전무는 서울대 건축학과,미 컬럼비아대 MBA를 졸업한 뒤 HSBC홍콩에서 첫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메릴린치,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등을 거쳐 2016년에는 한화건설로 자리를 옮겼다가 2018년 SC증권에 합류했다. 대표 거래로는 MBK파트너스의 7조원 규모의 홈플러스 인수자문, SK C&C, 하이마트 등 기업공개(IPO), 삼성전자의 노바레드, LG전자 수처리 사업 자회사 인수자문, 롯데케미칼 해외자회사 매각자문 등이 꼽힌다.
H&Q는 이 전무의 폭넓은 네트워크와 거래 성사 능력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무는 IB업계와 대기업에서도 근무해 금융 뿐 아니라 기업 내 매커니즘에 대해서도 두루 식견을 갖추고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이를 바탕으로 매각, 인수 측 사이에서 원만히 조율하며 거래를 성사시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H&Q는 최근 잡코리아를 성공적으로 매각하면서 부활의 날개짓을 펼쳤다. H&Q가 2013년, 2015년 두 차례에 걸쳐 2000억여원을 들여 인수한 잡코리아는 5년 새 4배 이상의 몸집으로 불어났다. 코로나 여파로 기업의 구인 활동이 줄었음에도 실적을 잘 유지한 결과다. H&Q는 잡코리아를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에 9000억원에 매각하면서 투자 원금대비 무려 약 8.5배가 넘는 투자 차익을 거뒀다.
조직 재정비를 마친 H&Q는 올 하반기부터 신규 투자 활동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최근 5000억원 규모의 신규 블라인드 펀드 조성을 마무리했다. 2013년에 조성한 3호 블라인드펀드 이후 7년 만의 성과다. 이정진, 이종원, 임유철 공동대표가 이끄는 H&Q는 현재 파트너 6명을 포함해 투자 인력 11명 체제로 전력을 갖췄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이 기사는 06월07일(17:52)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