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110%를 웃돌며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아파트값이 치솟으면서 상대적으로 싼값에 집을 사기 위해 경매로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7일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115.9%로 집계됐다.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지난 2월 99.9%를 기록해 100% 밑으로 떨어진 뒤 3월 112.2%, 4월 113.8% 등 3개월 연속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낙찰가율이 100%를 넘는다는 건 감정평가 기관에서 추정한 감정가보다 비싸게 낙찰받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다.
경기·인천 등을 포함한 수도권은 110.8%로, 직전 최고치인 4월(110.2%)을 넘어섰다. 지난달 경기 오산시 가수동 ‘가수주공’ 전용 39㎡는 42명이 응찰해 1억4270만원에 낙찰됐다. 이는 감정가(7800만원)의 1.83배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지방도 경매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달 부산 아파트 낙찰가율은 111.8%로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었다. 지난달 부산 사하구 다대동 ‘다대 코오롱맨션’ 전용 43㎡는 응찰자 46명이 몰린 끝에 1억8576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지난달 17일 2억1000만원에 실거래된 주택형이다. 대구(107.2%)와 울산(106.0%) 등도 낙찰가율이 100%를 넘어서는 등 지방 대도시 아파트 경매 시장에 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달 전국 경매 진행 건수는 총 1만668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4162건이 낙찰됐다. 낙찰률(경매 건수 대비 낙찰 건수 비율)은 39%, 낙찰가율은 72%로 나타났다. 평균 응찰자 수는 3.8명이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평균 응찰자 수가 예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도 낙찰가율은 계속 오르고 있는 추세”라며 “투자자들이 감정가보다 시세를 기준으로 응찰가를 내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