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마다 해양 봉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포항 영일만부터 독도, 거문도, 인천 연안부두 등 안 다녀본 곳이 없네요. 세계 해양의 날(6월 8일)을 맞아 사람들이 바다의 소중함을 기억했으면 합니다.”
포항 영일만에는 토요일이 되면 스쿠버 장비를 챙겨 바닷속 쓰레기를 청소하는 사람들이 있다. 포스코 직원들로 구성된 해양 정화작업 단체인 클린오션봉사단이다. 2009년 결성돼 봉사활동에 나선 지 12년째. 그간의 노력을 인정받아 지난 3월에는 행정안전부가 선정한 ‘국민추천포상’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창립 초기부터 봉사단에 몸담아온 이상길 클린오션봉사단장(포스코 과장·사진)은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바다에 한번 들어갔다 나오면 온몸이 땀범벅이지만 봉사를 마친 후의 보람이 피로보다 더 크다”며 “그동안의 노력을 국민이 알아줘서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클린오션봉사단이 청소하는 곳은 포스코의 ‘앞마당’인 영일만부터 광양과 인천, 강릉, 울릉도까지 다양하다. 위험이 큰 수중 작업인 만큼 단원들은 스쿠버 전문 자격증이 필수다. 정기적으로 활동하는 단원은 전국 200여 명. 지난해까지 봉사활동 횟수는 629회, 수거한 쓰레기는 1853t에 달한다.
바쁜 직장인들이 주말마다 시간을 내 수중 정화작업에 참여하기란 쉽지 않다. 그럼에도 참가자가 없어 봉사활동을 쉰 적은 거의 없었다고 한다. 이 단장은 “가족 행사와 교대근무 때문에 가끔 나오지 못하는 단원도 있지만, 대부분 다음번에는 참여한다”며 “오히려 들쑥날쑥한 바다 날씨 탓에 아쉽게 철수한 적이 더 많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전국적으로 활동이 알려진 클린오션봉사단이지만 출범 초기에는 지역 어민들에게 ‘수상한 사람’ 취급을 당하기도 했다. 이 단장은 “10년 전에는 어장을 염탐하는 사람으로 오인돼 취지를 설명해도 내쫓기는 일이 많았다”며 “지금은 어민 소득 증대 사업을 함께할 정도로 사이가 좋아졌다”고 했다.
이 단장을 포함해 단원 중 적지 않은 인원은 포항 지역 토박이다. 그만큼 포항 앞바다에 대한 사랑이 각별하다. 그 역시 어릴 적 바다에 대한 추억이 깊어 봉사단 활동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했다.
“제가 어렸을 땐 집 근처 해수욕장을 자주 갔었습니다. 물이 참 맑았어요. 성인이 돼 해병대에서 근무할 때 그곳 인근에서 훈련했는데 수질이 좋지 않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지금은 정화작업을 꾸준히 해 예전 수질로 돌아왔습니다.”
이 단장은 “국민이 바다의 소중함을 알고 육지의 쓰레기를 제대로 걸러줘야 바다에 쓰레기가 쌓이는 걸 막을 수 있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