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의 건강이야기] 척추 질환, 수술이 최선일까

입력 2021-06-06 17:14
수정 2021-06-07 00:35
우리나라 모건설회사가 세계 시장에 뛰어들 때의 이야기다. 이미 많은 노하우와 실적을 쌓은 다른 나라에 비해 이름 없는 작은 나라의 신출내기 회사는 경쟁력에서 뒤질 수밖에 없었기에 많은 사람이 실패를 예상하고 비웃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때 이 회사에서 내건 무기는 다름 아닌 ‘빠름’이었다. 다른 나라에 비해 몇 개월이나 빨리 공사 기간을 단축하겠다는 조건을 내세워 계약 수주에 성공했으며, 실제로 완벽하게 이를 완수한 덕분에 세계 속에 그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렇게 우리나라 국민은 유독 ‘빨리빨리’에 익숙해져 있다.

그러다 보니 건강 관리와 질병 치유에서도 빠른 것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약을 처방받을 때도 “한 방에 낫게, 독한 놈으로 주세요”라고 얘기하거나, 아예 “수술로 한 번에 빨리 낫게”하는 방법을 원하는 사람이 많다. 척추 질환도 예외는 아니어서, 한때는 아팠다 하면 무조건 수술하는 경향이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의학적 치료법에서 ‘수술’은 그렇게 환영받는 치료법은 아니다. 왜냐하면 그에 따라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여러 부작용 때문인데, 사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하더라도, 정작 몸에는 심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대부분 질환에서 수술은 가장 마지막에 선택하는 치료법으로, 아예 ‘수술 적응증’이라는 것이 따로 정해져 있다.

척추 질환도 마찬가지다. 실제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5% 정도이며, 95%는 비수술 요법으로 치료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척추 수술을 했는데도 통증이 사라지지 않거나, 통증이 사라졌다가도 다시 나타나는 경우도 많이 있기 때문에, 이제는 수술 대신 비수술 요법을 택하는 사람이 예전에 비해 많이 늘어났다.

수술 방법도 매우 다양해졌다. 감압신경성형술 같은 방법도 있으며, 고주파를 이용하거나 주사로 약물을 주입하는 시술을 하기도 한다. 한의원에서 비뚤어진 뼈나 인대 및 관절을 교정하는 추나 치료도 비수술 요법 중 하나인데, 보통 침이나 뜸, 부항, 약침 등의 치료와 병행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추나요법은 작년부터 1년에 20회 건강보험이 적용되기 때문에 더욱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허리나 다리에 마비 증상이 일어나거나, 대변과 소변 기능에 장애가 생길 때, 통증으로 인해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5%에 해당하는 ‘수술적응증’으로 보고 있으니 주의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