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생활용품 제조업체 레킷벤키저가 중국 유아식 부문을 중국 사모펀드 프리마베라에 매각하기로 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이번 계약 규모는 22억달러(약 2조4500억원)다. 레킷은 이 가운데 13억달러를 현금으로 받아 부채를 갚는 데 쓸 계획이다. 나머지는 중국 유아식 부문의 지분 8%로 받을 전망이다. 락스만 나라시만 레킷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거래에 대해 "그룹 전체의 성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장기적인 가치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며 "그룹은 포트폴리오를 적극적이고 단호하게 관리하겠다"고 덧붙였다.
레킷은 2017년 미국 유아용 우유업체 미드존슨을 130억파운드를 주고 인수하면서 유아식 사업에 뛰어들었다. 수익성이 좋은 소비자 헬스케어 제품에 다시 집중해야 한다는 라케시 카푸어 당시 레킷 CEO의 결정이었다. 이후 레킷은 엔파밀과 같은 분유 브랜드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레킷은 중국 유아식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중국 출산율이 계속 하락하는 데다가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레킷은 미드존슨의 기업가치를 50억파운드 잃어 이전 장부가액의 3분의 1을 손실 상각처리했다.
알리바바와 앤트그룹, 바이트댄스 등 중국 거대 기술 기업에 투자한 경력이 있는 프리마베라는 레킷으로부터 네덜란드 네이메헌과 중국 광저우에 있는 유아식 공장을 넘겨받아 운영하게 된다. 레킷이 미드존슨과 엔파밀 브랜드를 계속 소유하지만, 프리마베라는 중국에서 로열티(상표 사용료) 없이 해당 브랜드를 사용할 수 있다. 레킷의 중국 유아식 부문은 3000여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으며 지난해 8억1600만파운드의 매출을 거뒀다.
나라시만 CEO는 "중국은 우리가 생산하는 듀렉스 콘돔의 최대 시장"이라며 "유아식 외에 다른 사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성장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