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재혼한 아내가 신장 질환을 앓고 있는 전처에게 신장을 기증한 따뜻한 사연이 화제다.
5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데비 닐-스트릭 랜드는 10년간 연애 끝에 결혼한 짐 스트릭랜드의 전처인 밀레인 메르테에게 신장을 기증했다. 결혼식을 올린지 이틀 만의 일이다.
짐의 전처인 밀레인은 오랜 기간 신장 질환을 앓았다. 눈 밑에 다크 서클이 낀 채로 유령처럼 창백한 낯으로 살던 그는 지난해 11월 병원에 입원했다. 당시 그의 신장은 8% 수준의 기능을 하는 데 그쳤다.
밀레인의 형제가 신장 기증을 시도했으나 그와는 적합하지 않다는 판정을 받았다. 이같은 상황에서 데비가 기증을 자원하고 나섰다.
짐과 밀레인은 약 20년 전 이혼한 사이로 슬하에는 자녀 둘이 있었다. 짐은 이혼 후 약 10년이 지나 데비를 만났고, 사랑에 빠졌다. 데비와 밀레인은 가족 모임에서 만나 교류하는 사이였으나 특별히 가깝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데비는 밀레인이 할머니가 될 예정인 상황에서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데비는 임신 중인 밀레인의 딸이 출산하는 장소에 그의 엄마가 거기에 없다는 사실을 상상한 결과, 신장 기증 결단을 내리게 됐다고 토로했다.
데비는 "누군가가 장기를 필요로 하는 시기에 (맞는 장기를) 얻지 못하면 아마도 (생존하기가) 어려울 것이란 것을 알고 있었다. (장기기증은) 빨리해야 하는 일이라는 것을 안다"고 설명했다.
수개월 간의 검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지연 후 장기 기증 수술은 결혼식날로부터 이틀째로 정해졌다.
수술이 끝난 후 밀레인을 만난 데비는 즉시 차이를 알아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데비는 "밀레인의 눈 밑 다크서클이 사라졌다. 그녀는 너무 생생하고 활력이 넘쳤다"고 회상했다.
두 여성은 이제 '신장 자매'라고 부르며 서로를 위해 기도한다. 밀레인은 “우리는 함께 뭉쳐야한다. 그녀는 내 생명을 구했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