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 위기에 처했던 파키스탄의 기독교인 부부가 7년 만에 무죄로 판결나 석방하게 됐다.
4일(현지 시각) BBC에 따르면 파키스탄의 라호르 고등법원은 전날 샤프카트 에마누엘·샤구프타 카우사르 부부와 관련한 신성 모독 혐의에 대해 '증거 부족'을 이유로 무죄로 판결했다.
이에 따라 2014년 1심에서 사형선고를 받은 뒤 계속 수감 중이었던 이들 부부는 7년 만에 풀려나게 됐다.
부부의 법정 대리인은 "가장 의지할 곳 없었던 이들이 풀려나게 되어 기쁘다"라며 법원 명령이 발표되는 다음 주에 석방될 것으로 내다봤다.
파키스탄은 국교인 이슬람의 교조 예언자 무함마드를 모독하는 자에 대해 사형까지 선고할 수 있도록 하는 '신성 모독법'을 적용하고 있다. 이들 부부는 2013년 신성모독 관련 내용이 담긴 휴대전화 문자를 이슬람 신자에게 보낸 혐의를 받아 왔다.
그러나 이들 부부는 분실한 본인의 신분증을 이용해 누군가 전화를 개통해 문자를 보냈다고 주장했다. 해당 메시지는 영어로 작성됐으며 부부는 문맹이라 알파벳조차 알지 못했지만 신성모독법에 의해 수감됐다.
파키스탄의 인구는 2억 2000만명이며 이 가운데 기독교 신자는 1.6% 정도다. 국제인권단체는 파키스탄의 신성 모독법이 현지 소수 집단을 탄압하는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점을 꼬집고 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