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아기에게 마스크를 씌우지 않는 한 여성의 태도에 황당함을 느꼈다는 사연이 공개됐다.
네티즌 A씨는 "아기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걸 나만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건지,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너무 궁금해서 글을 올린다"며 최근 버스를 탔다가 겪은 일을 전했다.
A씨에 따르면 3~4살 쯤 되어 보이는 자녀와 함께 버스를 탄 여성 B씨는 과자를 먹인다는 이유로 아이에게 마스크를 씌우지 않았다. 근처에 있던 다른 승객이 "아기는 마스크가 없냐"고 물었지만 그는 계속해 마스크를 내린 채 아이에게 과자를 먹였다고.
몇 정거장이 지나도록 B씨는 아이에게 과자를 주느라 여념이 없었고, 참고 있던 A씨는 내릴 때가 되어서야 B씨에게 살짝 "아이도 마스크를 써야 하는 게 아니냐"고 물었다. 그러자 B씨는 재차 "지금 과자를 먹고 있다"고 답했고, A씨는 "버스에서 먹는 거 자체가 안 된다"고 짚어줬다.
그러자 B씨는 화가난 듯한 표정으로 아이에게 마스크를 씌웠다.
황당한 건 그 다음이었다. 버스에서 내린 A씨의 귓가를 뚫고 들려온 목소리는 다름 아닌 B씨의 목소리였다. 같은 정류장에서 내린 B씨는 어디론가 전화를 걸어 "나 버스에서 이상한 사람 만났다. 아기 과자 먹는데 뭐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A씨는 "갑자기 그 말을 들으니 내가 예민한 건가 싶더라. 버스기사도 못 본 건지, 안 본 건지 제지하지 않았고, 다른 사람들도 아무 말 없었는데 괜히 피곤하게 만든 건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면서 "앞으로는 아기가 대중교통에서 마스크를 안 쓴 걸 보면 그냥 모른 척 하는 게 맞는 것이냐"며 하소연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저러다 애가 코로나 걸리면 저 엄마는 무슨 생각할까", "대중교통인데 거기 누가 탈 줄 알고 마스크를 안 쓰게 하느냐", "어린 아기들은 의무 착용 아니다", "아기들 마스크 착용 의무가 아니라는 게 코로나 위험이 없기 때문이 아니지", "그럼 사람 많은 곳은 피했어야 하는 거 아닌가", "의무 착용 대상이 아닌데 착용하라고 하는 것도 오지랖인 듯"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그렇다면 아이에게 마스크를 씌우지 않은 B씨의 행동은 단속에 걸리는 일일까. 아이가 생후 만 24개월 미만이라면 마스크 착용 의무 대상자에 해당하지는 않는다.
마스크 착용 행정 명령이 내려지면서 지난해 11월부터 마스크를 제대로 쓰지 않은 사람은 감염병 예방법 제49조, 제83조에 따라 1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단, 24개월 미만의 영·유아, 주변의 도움 없이 스스로 마스크를 착용하고 벗기 어려운 사람, 마스크 착용시 호흡이 어려운 사람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 24개월 이상의 영유아일지라도 마스크 착용 시 부모 또는 보호자의 세심한 관찰과 감독을 필요로 한다.
각종 맘카페에도 이와 관련한 글이 다수 게재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네티즌들은 대부분 "마스크 착용이 아이들의 건강에 좋지 않을까봐 우려된다"면서도 "불안해서 24개월 미만임에도 마스크 교육을 시켰다"고 이야기했다.
코로나19의 장기화와 함께 마스크 착용은 이제 당연한 일상이 된 상황. 실제로 마스크 착용은 코로나19 예방에 높은 효과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의학학술지 '랜싯(The Lancet)'에 실린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한 물리적 거리두기, 마스크, 눈 보호대'라는 논문에서 연구자들은 마스크의 코로나19 감염 차단 효과를 높게 평가했다. 이에 따르면 마스크 착용은 바이러스 감염 위험을 85%나 낮췄다.
특히 마스크 착용은 거리두기보다도 예방 효과가 더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비감염자가 N95 등의 마스크를 쓴 채 확진자에게 노출될 경우 마스크를 쓰지 않았을 때보다 감염 위험이 85% 감소했고,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감염자와 1m 이상으로 거리만 뒀을 경우에는 82% 감소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