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美 긴축 우려 재부각돼 하락출발…삼성전자·SK하이닉스 동반하락

입력 2021-06-04 09:18
수정 2021-06-04 09:20


코스피가 미국의 경제지표 호조에 따라 긴축 우려가 다시 부각된 영향으로 4일 장 초반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13분 현재 코스피는 전일 대비 17.47포인트(0.54%) 내린 3229.96에 거래되고 있다.

전장보다 1.26포인트 낮은 3246.17에 거래를 시작한 코스피는 바로 낙폭을 키운 뒤 3230선을 중심으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과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한 게 한국 증시에도 악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3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23.34포인트(0.07%) 내린 3만4577.04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5.27포인트(0.36%) 빠진 4192.8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41.82포인트(1.03%) 하락한 1만3614.51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회사채·상장지수펀드(ETF) 매각을 발표한 데 더해 개선된 고용지표까지 발표되자 시장은 긴축을 우려하며 하락했다. 장중에는 조 바이든 행정부와 공화당의 인프라 투자 관련 협상에 진전이 있다는 소식에 낙폭이 줄기도 했지만, 추세를 되돌리지는 못했다.

이날 발표된 ADP 전미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5월 민간부문 고용은 97만7000명 증가를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는 68만명 증가였다. 다만 4월 수치는 기존 74만2000명 증가에서 65만4000명 증가로 수정됐다.

지난주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전주 대비 2만명 감소한 38만5000명이었다고 미 노동부가 밝혔다. 작년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가 본격화 된 뒤 처음으로 40만명 아래로 내려갔다.

긍정적인 경제지표는 달러 가치와 금리를 밀어올렸다. 이날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연 1.622%까지 올랐다. 전일에는 1.591%로 마감됐다. 금리가 오르면서 기술주가 타격을 받았다.

특히 테슬라의 경우 안전벨트 관련 2건의 리콜 소식과 중국에서의 판매가 큰 폭으로 둔화됐다는 소식에 5.33% 급락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 증시에서 차익실현 욕구가 부각되며, 마이크론(-2.74%) 주도로 필레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1.81%의 약세를 보인 점은 투자심리 위축 요인”이라고 말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급락 영향으로 우리 증시에서도 삼성전자(-0.60%)와 SK하이닉스(-1.55%)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외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대체로 하락 중이다. 기아, 현대차, 현대모비스만 오를 뿐이다.

이날 코스피에서 매매주체 별로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797억원 어치와 639억원 어치 주식을 사고 있고, 기관은 1455억원 어치를 팔고 있다. 프로그램 매매는 466억원 매도 우위다.

주요 업종 중에서는 은행, 전기가스업, 운송장비만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하락하는 업종 중에서는 통신업, 유통업, 종이·목재, 비금속광물, 전기·전자 등이 비교적 낙폭이 크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5.20포인트(0.53%) 하락한 984.99에 거래되고 있다. 이 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431억원 어치와 113억원 어치의 주식을 팔고 있다. 개인이 홀로 576억원 어치 순매수에 나섰지만 지수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휴젤과 카카오게임즈만 오르고 있다. 하락 종목 중에서는 솔브레인, 알테오젠, SK머티리얼즈, CJ ENM, 에이치엘비 등이 1% 넘게 빠지고 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