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6월03일(18:32)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가 스팩 관련주에 대한 기획감시를 실시한다. 최근 일부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관련주가 이상 급등 현상을 보이면서 투자자 피해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거래소는 스팩에 대한 기획감시를 착수했다고 3일 밝혔다. 스팩의 주가가 단기 급등한 이후 다시 급락하거나 합병이 실패할 경우 투자손실이 발생할 수 있고 이 과정에서 시세조종 등 불공정거래로 인해 투자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점검대상은 최근 뚜렷한 이유 없이 주가가 급등하고 거래량이 급증한 스팩주 20개 내외다. 추후 주가 변동 등에 따라 대상 종목 수는 바뀔 수 있다.
거래소 시감위는 감시 대상 스팩주의 미공개정보이용, 시세조종, 부정거래 등의 불공정거래에 대하여 집중 분석할 예정이다. 스팩과 특정 기업의 합병 확정 등과 같은 미공개중요정보를 스팩주의 매매에 이용하여 이득을 취하는 행위나 가장·통정매매, 초단기 시세조종 행위, 단주이용 시세과다관여 등을 통해 시세에 부당한 영향을 주는 행위를 집중 감시하게 된다.
금융투자상품의 매매에 부정한 수단이나 허위·풍문의 유포 등을 사용하는 행위도 감시 대상이다. 특히 스팩과 특정 기업 간의 인수합병에 관한 허위사실을 유포하여 이를 스팩주의 매매에 이용하는 행위는 자본시장법 제178조 부정거래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 메신저·유튜브를 활용한 주식리딩, 유사투자자문업자, 주식카페 등 다수의 투자자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매체들을 대상으로 스팩 투자 관련 불공정거래 행위 여부를 집중적으로 살필 예정이다.
시감위는 과열 양상을 보이는 스팩주의 매매데이터, 공시자료 등 기초 데이터 사전분석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 시감위는 분석 과정에서 이런 불공정거래 혐의가 발견되면 심층 조사를 위한 심리의뢰 후 감독·수사기관 등에 통보할 예정이다.
최근 여러 스팩들이 합병대상 기업의 확정 등과 상관없이 주가 과열 양상을 보였다. 이중 특정 종목은 전일 대비 가격 제한폭까지 주가가 상승하기도 했다. 지난달 말 기준 50% 이상 급등한 스팩주는 10종목으로 집계됐다. 이들의 상승률은 평균 129.8%였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