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이준석 후보는 3일 대구·경북(TK) 지역 시민들을 향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은 정당했다”는 메시지를 던지며 정면돌파를 택했다. 나경원 후보는 이승만·박정희·김영삼 전 대통령 등에 대한 명예회복을 강조했고, 주호영 후보는 “영남배제론 극복”을 외쳤다.
이 후보는 이날 대구 산격동 엑스코에서 열린 TK 지역 합동연설회에서 당의 통합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 합류 등을 위해 탄핵문제에 관한 다양한 생각을 인정해달라고 했다. 그는 “저를 영입한 박 전 대통령에게 감사하지만, 탄핵은 정당했다”며 “제 손으로 만드는 데 일조한 박 전 대통령이 호가호위하는 사람들을 배척하지 못해 국정농단에 이르렀고, 통치 불능의 사태에 빠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제가 탄핵에 관한 이야기를 굳이 꺼낸 이유는 세상이 우리를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준석의 이런 생각을 대구·경북이 품어주실 수 있다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지휘했으나 문 정부의 부패와 당당히 맞섰던 검사는 위축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윤 전 총장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이 후보는 “사면을 요청하지도 않겠다”고 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은 어차피 본인의 판단에 따라 결정할 것이고, 저는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인 공격의 빌미를 줄 생각이 없다”고 했다.
나 후보는 대구에 이건희 미술관을 유치하고 대구·경북 신공항을 박정희 공항으로 명명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그는 박정희·이승만 기념사업회, 김영삼 대통령 기념 도서관에 대한 지원도 확대하겠다고 했다. 이명박,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즉각적인 석방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나 후보는 “우리의 전직 대통령들을 이렇게 잘 모시고 있지 못한데, 어떻게 보수의 역사를 잘 쓸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주 후보는 영남배제론을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배출한 대통령 두 분은 기약 없이 감옥에 있고, GRDP(지역내총생산)는 30년째 꼴찌”라며 “영남배제론 공격으로 텃밭에서 15년째 당 대표조차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저보고 대구·경북의 자존심을 살려달라는 분이 많다”며 “자존심을 살리는 길은 여러분 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