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장사에 대한 행동주의 펀드들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미 정유회사 엑슨모빌은 지난달 26일 열린 주주총회 의결권 행사내역을 잠정 집계한 결과 이사회 구성원 중 세 명이 행동주의 헤지펀드인 엔진넘버원의 몫이 될 전망이라고 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12석인 엑슨모빌의 이사회 의석 중 25%를 엔진넘버원이 차지하게 되는 것이다. 엔진넘버원의 엑슨모빌 지분율은 0.02%에 불과하지만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을 비롯한 주요 투자자의 지지를 이끌어내며 이변을 일으켰다. 엑슨모빌이 기후 변화에 대응해 친환경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엔진넘버원의 주장이 투자자를 설득하는 데 성공한 영향이다.
엔진넘버원이 엑슨모빌 이사회에 입성하면 회사의 경영방침이 대폭 수정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또 다른 행동주의 펀드인 엘리엇매니지먼트가 미 클라우드 서비스기업 드롭박스의 지분 10% 이상을 확보해 드루 휴스턴 창업자에 이은 2대 주주가 됐다고 이날 보도했다. 엘리엇은 올초 드롭박스에 요구사항을 전달했고 양측이 협의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