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워홈 '남매의 난' 본격화…구지은, 구본성 부회장 해임 추진 [마켓인사이트]

입력 2021-06-03 16:04
수정 2021-06-03 18:35
범 LG가 국내 단체 급식 기업인 아워홈의 경영권을 둘러싸고 구자학 회장의 장남 구본성 아워홈 부회장과 삼녀 구지은 전 캘리스코 대표 간 분쟁이 본격화됐다. 구지은 전 대표는 김앤장법률사무소를 선임해 신규 이사 선임안, 이사 보수 한도 제한 등 주주제안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장녀인 구미현 씨의 의사 결정에 따라 경영권이 넘어갈 가능성도 점쳐지는 만큼 우군 확보를 위한 물밑 경쟁도 치열한 상황이다.

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오는 4일 아워홈은 주주총회를 열어 구지은 전 캘리스코 대표 측이 제시한 주주제안을 표결할 예정이다. 구지은 전 대표는 주주제안을 통해 자신이 제안한 이사진의 신규 선임 안과 기존 경영진의 이사보수한도 증액 반대 등을 요구하며 실질적인 경영권 분쟁 절차에 돌입했다. 아워홈은 올해 3월로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를 열지 않았지만, 구 전 대표 측이 요구한 주총 개최안을 법원이 허가하면서 오는 4일 주주제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구지은 전 대표 측은 약 20명에 달하는 신규 이사 후보를 주주총회에서 제안할 예정이다. 현재 아워홈 이사회 구성은 구자학 회장과 네 자녀, 유덕상 아워홈 대표이사를 포함 10명의 등기임원과 1명의 미등기임원 총 11명으로 구성됐다. 아워홈 정관 상 이사 수의 상한선이 정해지지 않은 만큼 이사회 과반을 확보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구 전 대표 측은 이번 주주총회에서 이사회를 장악하면 곧바로 대표이사 교체 등 구 부회장에 대한 압박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보복운전 혐의로 기소된 구본성 부회장의 해임 안건도 거론되지만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이사 해임의 경우 임시주주총회 특별결의 사안으로 출석 주주의 3분의 2와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동의가 필요하지만, 구 부회장의 지분율이 38%에 달하기 때문이다

현재 아워홈 4남매 지분율 구성은 장남인 구본성 부회장이 38.56% 지분율로 최대주주에 올라 있다. 이어 장녀 구미현(19.28%), 차녀 구명진(19.6%), 삼녀 구지은(20.67%)씨가 각각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세 자매가 세를 규합할 경우 합산 지분율만 59.55%로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다. 차녀와 삼녀는 같은 편에 섰지만 장녀의 움직임이 경영권 향방 가를 변수로 거론됐다. 아직 장녀 측은 명확한 의사를 알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아워홈은 고 구인회 LG그룹 회장의 셋째 아들인 구자학 회장이 창업한 단체 급식 분야 1위 업체다. 1남 3녀 중 구지은 씨가 유일하게 경영 수업을 받아왔지만, 2016년 구본성 부회장이 경영에 참여하면서 LG그룹의 장자승계 원칙에 따라 구지은 씨는 자회사인 캘리스코로 이동하게 됐다. 이후 2017년 구지은씨는 구 부회장의 전문경영인 선임안에 반대하며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했지만 구미현 씨가 구본성 부회장 편에 서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019년엔 구지은 전 대표 측이 구 부회장의 아들인 구재모씨의 아워홈 사내이사 선임안과 이사 보수 한도 증액안을 반대하며 다시 분쟁에 불씨가 붙었다. 직후 아워홈이 캘리스코로의 납품을 전면 중단하면서 법정 공방을 펼쳐지는 등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일각에선 구 부회장이 PEF 등 재무적투자자(FI)를 대상으로 '백기사'를 구하거나 전격적인 회사 매각을 결정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차준호 / 이상은 기자 chacha@hankyung.com

≪이 기사는 06월03일(15:20)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