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분야 손뻗는 SKT·SK플래닛…암진단기업에 150억 지분투자

입력 2021-06-03 14:31

SK텔레콤이 자회사 SK플래닛과 함께 암 등 주요 질병 조기진단 시장에 발을 넓힌다. SK텔레콤은 최근 급성장세인 바이오·헬스케어 분야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SK텔레콤은 3일 SK플래닛과 함께 바이오기업 베르테스와 손잡는다고 발표했다. SK플래닛이 베르티스에 150억원을 지분투자하고 인공지능(AI)·빅데이터 기술을 협력한다.

SK플래닛은 베르티스에 상장전 지분투자(프리IPO)를 통해 베르티스의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지분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베르티스는 작년 말 프리IPO 투자 유치 당시 기업가치(밸류에이션)를 약 1200억원 수준으로 평가받았다.

SK플래닛은 베르티스와 헬스케어 분야에서 빅데이터 공동 연구를 벌이고, 헬스케어 솔루션과 의료데이터 관련 사업도 발굴할 예정이다. SK플래닛은 “차세대 바이오 산업을 견인할 협력 플랫폼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은 기술력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베르티스가 미국·싱가포르 등에 현지 법인과 연구소를 설립하도록 지원한다. 글로벌 기업설명회(IR) 활동도 돕는다. 베르티스는 연내 기업공개(IPO) 절차에 착수해 내년 국내 증시에 상장하는게 목표다.

베르티스는 AI 기술 기반 바이오기업이다. 단백질의 구조와 기능을 분석하는 프로테오믹스(단백질체학) 기술로 주요 질병을 조기진단하는게 주요 서비스다. 혈액 한 방울만 있으면 AI가 유방암을 조기 진단해주는 기기 '마스토체크'가 대표 상품이다. 프로테오믹스 기반 유방암 조기진단 기기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제품이다.

마스토체크는 혈액 내 유방암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단백체 3개의 바이오마커를 측정해 유방암 여부를 판별한다. 조기 진단 정확도는 92% 수준이다. 마스토체크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기기 품목허가를 받아 국내 30여개 검진기관이 사용하고 있다.

프로테오믹스 기술은 최근 질병 연구 분야에서 차세대 의료 기술로 부상했다. 병의 발병·진행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단백질에 대해 기능 이상이 나타났는지, 구조 변형이 있는지 등을 분석해 질병 과정을 추적한다. 베르티스는 진단 서비스 영역을 심혈관 질환, 췌장암, 난소암, 우울증 등으로 차차 확대할 예정이다.

이한상 SK플래닛 대표이사는 “국내 바이오 기업 중 프로테오믹스 분야에서 독보적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베르티스의 기술에 SK텔레콤의 딥러닝 기반 AI 기술이 더해지면 인류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마이데이터 사업 시행을 앞두고 금융에서 바이오·헬스케어 영역까지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혁신 성장을 가속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승만 베르티스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질병 진단 분야에 대한 세계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며 “SK텔레콤과 SK플래닛 등과의 협력을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에 속도를 더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