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피해 후 극단적 선택을 한 여성 부사관 이모 중사 유족 측은 해당 부대 관계자들의 회식이 방역수칙을 위반한 상황이라고 보고 피해자를 회유했을 것으로 의심된다고 3일 밝혔다.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김정환 변호사는 피해자의 남자친구까지 사건에 대한 회유를 받았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회식 전체 참여 인원이 5명을 넘었던 것으로 파악한다며 "피해자가 신고하면 '회식 때문에 여러 사람이 다칠 수 있다'는 내용으로 회유가 있었다"며 "이 사실이 알려지면 부대 전체에 문제가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 것 같다. 그게 합리적인 의심"이라고 주장했다.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가담자 범위에 대해 김 변호사는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바로는 두세 명 정도는 직접적으로 2차 가해를 했다고 보고 있다"면서 "사실 관계에 따라 2차 가해자의 범위는 더 넓어질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군 기강과 관련된 엄중한 상황이 일어났기에 지휘부를 비롯해 밝혀지는 것이 상당히 부담 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은폐 의혹을 제기했다.
가해자인 장모 중사가 전날 구속된 것에 대해 "구속영장이 진즉에 청구되지 않은 것은 좀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검찰이 영장청구 했을 때 혐의로 잡았던 강제추행 치상죄는 감경을 하더라도 법정혁이 3년 7개월 이상으로 되어있어 구속됐을 수밖에 없는 사정"이라며 상관의 회유, 협박이 이어졌는데 장 중사가 뒤늦게 구속된 것에 대해 비판했다.
피해자는 가족들에게 애써 괜찮다는 모습을 보이려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고 김 변호사는 전했다.그는 "어머니께 '나 죽고 싶어'와 같은 이야기를 했지만 뒤에서는 '아니야, 그래도 난 죽지 않을 거야, 걱정마'라고 해서 어머니 입장에선 따님이 극단적 선택을 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던 게 합당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중사는 5월 18일 다른 부대로 전속되면서 관심병사 취급을 받고 괴로워했다고 알려졌다. 김 변호사는 "통상 절차를 넘어서는 수준의 대면 보고 등이 이루어졌다. 먼저 전속 와 있던 다른 인원들의 이야기와 행동에서 본인의 피해사실을 모두 알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성폭력 피해 사건은 수사기관과 일부 지휘관 외에는 알려져서는 안된다"고 짚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