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송유관과 정육업체에 이어 뉴욕 지하철(사진)과 보스턴 일대를 운항하는 여객선사도 해킹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사추세츠 기선당국은 트위터를 통해 2일(현지시간) 랜섬웨어의 공격 목표가 돼 기선 운항에 영향을 받았으며 온라인과 전화를 통한 예약 및 변경에 차질이 빚어졌다고 밝혔다. 또 이날 티켓 발권 등에서 신용카드 이용이 제한된 데 이어 3일에도 터미널과 주차장 일부에서 이 같은 불편이 이어질 수 있다고 공지했다.
지하철을 운영하는 뉴욕 메트로폴리탄교통국(MTA)도 지난 4월 해킹 공격을 당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뉴욕타임스는 중국 정부와 연계된 것으로 추정되는 해커들이 MTA의 컴퓨터 시스템에 침입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MTA는 보도가 나온 뒤 성명을 통해 4월 18개 컴퓨터 시스템 중 3개가 위험에 노출됐다고 인정했다. 해커들이 열차 통제 시스템에까지는 접근하지 않아 승객 안전에는 문제가 없었으며 어떤 민감한 정보도 유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최근 미국 주요 시설에 해킹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가볍게 볼 일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7일 미 최대 송유관 운영사인 콜로니얼파이프라인이 해커집단 다크사이드에 뚫리면서 수일간 미 동부지역 연료 수송에 차질이 빚어지고 휘발유 가격이 뛰었다.
지난달 30일에는 세계 최대 정육업체인 JBS의 미국 자회사가 해킹 공격을 받아 미국 내 육류 공급에 비상이 걸리기도 했다.
송유관과 정육업체 해킹의 배후로는 러시아가 지목된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이날 “JBS에 대한 사이버 공격은 랜섬웨어 조직 레빌과 소디노키비가 자행했다”며 러시아가 연루됐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조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16일 스위스에서 열리는 미·러 정상회담에서 ‘랜섬웨어 범죄자’를 관리하는 러시아 정부의 역할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고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이 이날 브리핑에서 밝혔다. 러시아에 해킹 문제를 따지겠다는 것이다.
사키 대변인은 미국의 대응을 묻는 질문에 “우리는 테이블에서 옵션을 제거하지 않을 것”이라며 러시아에 대한 보복조치도 배제하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도 ‘랜섬웨어 공격과 관련해 러시아에 보복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 이슈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답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