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앞둔 30대男, 강남 호텔 수영장서 사망…안전요원 없었다

입력 2021-06-03 00:00
수정 2021-06-03 06:16

내년 초 결혼을 앞둔 30대 남성이 서울 강남의 한 호텔 수영장에 빠져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현행법상 수영장에는 반드시 안전요원이 2명 있어야 하지만, 호텔 측은 이를 지키지 않았고, 유가족은 호텔 관계자들의 처벌을 촉구하며 경찰에 고소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호텔 수영장에서 숨진 A씨(35)의 유족들이 호텔 관계자들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고소한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고 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사고가 발생한 시점은 지난 3월4일이다.

이와 관련 KBS는 당시 A씨가 수영장 레인을 왕복으로 몇 차례 왔다 갔다 하더니 갑자기 물속으로 사라졌고, 수상안전요원이 구조했어야 하지만 당시 수영장엔 안전요원이 없었다고 보도했다.

체육시설법에는 수영장 규모와 상관없이 반드시 자격증이 있는 안전요원 2명을 두도록 돼 있지만 이 호텔 수영장에는 1명의 안전요원만 있었고, 그마저도 자리를 비운 상황이었다는 설명이다.

물에 빠진 A씨를 발견한 것도 안전요원이 아닌 다른 손님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결국 물속으로 들어간 뒤 18분 동안 방치돼 있다 사망했다.

호텔 측은 안전요원을 1명만 채용한 사실과 당시 자리를 비운 사실을 인정하면서 강남구청의 시정명령에 따라 추가 채용 공고를 올리고 조문을 가는 등 유가족에게도 사과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유가족 측은 호텔 측이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한 적이 없고, 잘못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지난달 21일부터 호텔 앞에서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 경찰은 사고 당일 A씨를 변사자로 접수하고 타살 혐의점과 과실치가 가능성에 대한 내사를 진행하다가 지난달 A씨 유족이 고소장을 제출해 정식 수사를 하고 있으며 부검 결과 타살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