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전 국무총리(사진)는 2일 당내 대권 경쟁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의 ‘기본소득’ 정책에 대해 “우리 당 정책으로 채택하기는 어렵다고 본다”고 직격했다.
정 전 총리는 이날 서울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JB미래포럼 특강에서 이 지사의 기본소득을 겨냥해 “매월 100만원씩 주면 누가 싫어하겠느냐만 불가능하다”고 비판했다. 정 전 총리는 “1년에 100만원씩 전 국민에게 주려고 해도 50조원이 들어간다”며 “1년에 100만원이면 한 달에 8만원인데 그것을 소득이라고 하기엔 좀 그렇다”고 지적했다. “용돈 수준이고 가성비도 낮다”고 했다.
정 전 총리는 국가가 모든 신생아에게 저축을 들어준 뒤 20세가 됐을 때 총 1억원 자산을 마련할 수 있도록 돕는 사회적 상속(미래씨앗통장) 정책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상속세가 1년에 10조원 정도 되는데 차곡차곡 쌓아가면 20년쯤 뒤엔 사회적 상속을 정착시킬 재원이 마련될 것”이라며 “아무 대책 없이 얼마씩 주자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했다.
윈지코리아컨설팅이 지난 1일 공개한 대권주자 지지도 조사(지난달 29~30일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0%포인트·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고)에 따르면 정 전 총리의 지지율은 5.4%를 기록했다. 여권 경쟁자인 이 지사(27.5%),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10.5%)에게 밀리지만 지지율 조사에서 처음으로 ‘5% 벽’을 넘었다. 정 전 총리는 이달 말 경선 시작 전까지 지지율 1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이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지역화폐형 기본소득은 대형 유통매장에 집중되는 매출 양극화를 완화하고 소상공인 매출을 증대시키는 경제정책”이라며 “단순 복지 정책을 넘어 복지와 경제 두 효과를 동시에 가지는 융합적 이중정책”이라고 강조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