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 지방만 연구하는 곳은 우리가 세계 최초죠"

입력 2021-06-02 17:28
수정 2021-06-03 02:03

국내 최대 비만 치료 전문병원 365mc가 인체 지방을 전문적으로 분석하는 연구소를 설립했다. 인체 지방만 다루는 연구소는 세계 최초다.

365mc는 바이오 자회사 모닛셀을 통해 ‘365mc 흡입지방 분석 의학연구소’를 개소했다고 2일 발표했다. 365mc는 지방흡입 수술을 통해 인체의 지방을 추출한다. 매년 5만 건 이상의 수술을 통해 뽑아내는 지방량만 30t이 넘는다.

흡입지방 연구소는 인체 지방의 성분 분석을 통해 비만 치료의 메커니즘을 밝히겠다는 목표다. 지방은 남은 열량을 저장하는 백색 지방과 열량을 소모하는 갈색 지방으로 나뉜다. 백색 지방은 비만의 원인이 되지만, 갈색 지방은 몸의 열을 내면서 백색 지방을 태우기 때문에 ‘비만 치료의 열쇠’로 불린다. 연구소는 갈색 지방 연구를 통해 비만 치료 신기술을 개발하겠다는 구상이다.

개인 맞춤형 지방흡입 수술법 개발에도 나선다. 보통 피하지방의 분포나 특질은 인종·성별·체질 등에 따라 다르다. 예컨대 황인이나 흑인은 지방세포에 섬유질이 많고 피부에 가깝게 달라붙어 있어 백인보다 지방흡입 수술이 까다롭다. 정현호 흡입지방 연구소장은 “지금까지 지방흡입 수술은 개인 특성과 관계 없이 획일적으로 이뤄져왔다”며 “수십만 건의 지방 조직 샘플 분석과 치료 결과 및 예후에 대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개인 특성에 딱 맞는 수술법을 연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흡입 수술의 안전성도 높인다. 지방흡입 수술을 하는 동안 인체에 도움이 되는 물질도 같이 나오지 않도록 감지하는 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연구소는 세포 수를 측정하는 자동 세포 계수기, 세포 특성을 분석하는 실시간 유세포 분석기, 지방세포를 동결 및 보존하는 질소보관탱크 등 100여 종의 연구 장비도 갖췄다. 정 소장은 “인체 지방 연구 결과를 응용할 수 있는 분야는 무궁무진하다”며 “이번 연구소 설립을 통해 지방흡입 및 비만 치료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