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유로화를 사용하는 19개 회원국)의 5월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이 2018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럽의 통계청인 유로스타트는 31일(현지시간) 유로존의 5월 소비자물가가 전년대비 2.0% 상승해 시장 예측치(1.9%)를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유럽 전역에서 코로나19로 인한 봉쇄조치와 규제가 완화되면서 경제가 활성화되고 원자재 가격 등이 폭등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특히 에너지 가격이 다른 소비 품목의 가격 상승폭을 넘어 13.1% 급등하면서 물가상승률을 끌어올렸다. 이달에 에너지와 기타 변동성 품목들을 제외한 근원물가상승률은 0.9%로 전월의 0.7%보다 소폭 증가했다.
유로존 물가상승률은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몇달 동안 마이너스를 기록하다가 최근 들어 올라가기 시작했다. 앞서 경제학자, 시장투자자들은 물가상승률이 급상승해 유럽중앙은행(ECB)의 장기 목표치인 '2.0%를 밑도는 수준'을 넘어설 것이라고 예측해왔다.
이날 독일 연방통계청도 5월 CPI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치 2.4%보다 높았다. ECB 물가지수 측정 방법에 따른 5월 합성 소비자물가지수(HICP)는 전년 동기 대비 2.4% 올랐다. 역시 시장 예상치 2.3%를 웃돌았다. 독일은 다른 유럽 주요국보다 더욱 빠르게 물가가 오르고 있다.
인플레이션 우려에 ECB가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논의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카스텐 브르제스키 ING 거시경제부문 대표는 "ECB의 회피 전략이 다음주에는 먹힐지 몰라도 오래 지속되진 못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이번 상승이 코로나19 규제책이 완화된 데 따른 일시적인 것으로 보고 ECB가 완화 정책을 계속 이어갈 것으로 기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ECB는 오는 10일 통화정책 회의를 연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