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사진)는 1일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나눠주기에 앞서 국가의 행정명령에 따른 피해를 보상하기 위한 손실보상제부터 (국회가) 처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권한대행은 원내대표 취임 한 달여를 맞은 이날 국회에서 한국경제신문과 한 인터뷰에서 “여당이 국민의 분노를 돈으로 해결하려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권한대행은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제기한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대해 “여당이 많이 다급한 것 같다”고 운을 뗐다. 그는 “언론에 따르면 여당이 30조~40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검토하고 있다”며 “그 돈이 전부 국민들 세금에서 나오는데, 가렴주구가 따로 없다”고 언성을 높였다. 과도한 부동산 세금 등으로 나빠진 민심을 되돌리기 위해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꺼내 들었다는 의미다. 그는 “한국 정부의 부채 증가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국 중 터키 라트비아 칠레 룩셈부르크 에스토니아 다음인 6위로 아주 심각한 수준”이라고 우려했다. 또 “(빚으로 재원을 마련하려면) 민주당 의원들부터 세비를 전부 반납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김 권한대행은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반대하냐’는 질문엔 “구체적인 내용을 모르기 때문에 찬반을 얘기할 수 없다”며 협상의 여지는 열어놨다.
김 권한대행은 정부의 코로나19 집합금지 명령에 따른 손실보상제를 소급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은 여야가 잘 의논해서 결정할 사안이라고 했고,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도 (야당과) 같은 생각이라고 했다”며 “여당은 말만 하고 절대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김 권한대행은 향후 주택 정책의 방향에 대해선 “집값을 점진적으로 낮출 수 있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명박 정부 당시 5년 임기 동안 집값이 약 5% 하락했다. 그런 정도의 상황이면 ‘영끌’ 투자, ‘빚투’는 사라질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집값이 폭락하면 여러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대표 경선에서 30대 ‘0선’인 이준석 후보의 돌풍에 대해 “특정인을 거론할 필요는 없지만 역동적이면서 민주적으로 바뀌고 있는 당의 현주소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했다.
야권의 유력 대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입당 시기에 대해선 “복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가장 극적인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했다. 최근 야권 대선 후보로 거론되기 시작한 최재형 감사원장 영입 여부에 대해 “NCND(긍정도 부정도 아님)”라며 말을 아꼈다.
김 권한대행은 지난 한 달간 소회를 묻는 질문엔 “전반적으로 지지율이 올라가는 추세를 느낄 수 있다”며 “내부적으로 자신감도 커지고 있어 매우 고무적”이라고 자평했다. 앞으로 1년간 원내대표로서 목표를 묻자 “여야가 협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겠다”며 “저도 여당을 해봤지만 협치의 출발은 가진 사람(여당)이 먼저 나눠주는 것”이라고 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