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 최초로 우주를 배경으로 제작된 SF 영화 ‘승리호’(사진)는 화려한 컴퓨터그래픽(CG), 시각특수효과(VFX)로 세계에서 호평을 받았다.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지 28일 만에 2600만 명에 달하는 이용자가 시청했다. 이 영화엔 CG·VFX 업체 덱스터와 위지윅스튜디오 등에 소속된 1000여 명의 전문가가 참여했다.
이들이 최근 영화, 드라마 등의 후반 작업을 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게임업체 등과 손잡고 메타버스 구현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게임 기반의 가상공간에 새로운 세계를 펼쳐보이겠다는 전략이다.
위지윅스튜디오는 이를 위해 게임업체 컴투스와 손잡았다. 지난 3월 컴투스로부터 450억원의 투자를 받았으며, 다양한 협업을 통해 메타버스 사업을 하기로 했다. 박관우 위지윅스튜디오 대표는 “영화와 드라마가 이용자에게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이라면 게임 세계에선 누구나 직접 참여해 상호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과 같은 세계를 구현할 파편적인 기술들이 있는데 이를 다 융합하면 언젠가 영화 같은 세상이 펼쳐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덱스터는 최근 게임업체 엔씨소프트와 33억원 규모의 영상물 제작 계약을 맺었다. 게임 관련 영상물을 제작하며 엔씨소프트와 협업 관계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뿐 아니라 덱스터는 가상현실(VR) 게임도 제작하고 있다. 인기 웹툰 ‘유미의 세포들’, 웹툰이자 덱스터의 대표 영화 중 하나인 ‘신과 함께’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VR 게임을 잇달아 출시할 예정이다.
이들은 게임 외에도 다양한 메타버스 사업을 하고 있다. 위지윅스튜디오는 SK텔레콤이 출시한 앱 ‘점프 AR’ 제작을 함께했다. VFX 업체 자이언트스텝은 SM엔터테인먼트의 온라인 콘서트 ‘비욘드 라이브’ 연출을 맡았다. 아바타와 함께 활동하는 아이돌 ‘에스파’ 제작에도 참여했다. VFX 기술 등을 기반으로 한 버추얼 스튜디오 설립에 나서기도 한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