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짜 주세요.” 지난달 초 이마트 서울 자양점에 들어선 ‘아모레스토어 헤어&보디’ 1호점. 이곳에는 샴푸와 보디워시를 ‘짜는 곳’이 있다. ‘샴푸·보디워시 리필스테이션’(사진)이다. 아모레퍼시픽이 개발한 특화 샴푸 3종, 보디워시 7종을 리필 형식으로 판매한다. 500원짜리 전용 리필 용기를 구매하면 매장에 있는 화장품 조제관리사가 제품을 담아준다. 화장품법에 따르면 조제관리사가 있는 매장에서만 화장품 소분 판매가 가능하다. 리필제품의 가격은 낱개 포장된 별도 제품보다 30~40% 저렴하다. 리필 용기 제작에도 신경 썼다. 코코넛 껍질과 무기질로 만들었으며 여러 번 사용할 수 있다.
이마트는 LG생활건강과도 협업 중이다. 최근 경기 용인 죽전점에서 LG생활건강의 제품을 파는 ‘빌려쓰는지구 리필스테이션’을 만들었다. 재구매율 1위 탈모 샴푸 닥터그루트와 프리미엄 보디워시 벨먼 등의 히트 상품을 배치한 게 특징이다. 리필스테이션 공간도 업사이클링을 통해 제작했다. 생활용품 용기를 재활용해 매장 테이블을 만들었다. 이마트는 세제와 섬유유연제도 리필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일부 시범 매장에 리필 자판기인 에코리필스테이션을 설치했다. 재활용 플라스틱을 60% 이상 사용한 리필 용기를 배치했고, 제품의 가격 또한 40%가량 싸게 책정했다.
에코리필스테이션은 성수점 영등포점 죽전점 등 이마트 여섯 곳과 인천 안성 수원의 이마트 트레이더스 3개 점에 설치돼 있다. 리필스테이션이 확대되면서 이용자는 지난해 11월 1000명을 넘어선 이후 올 3월 2300여 명으로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이마트는 상반기에 에코리필스테이션 두 곳을 추가할 계획이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