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을 만나 대권 도전 의사를 확실히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윤 전 총장이 퇴임 후 현직 의원을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본격적인 정치 행보에 돌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권 의원은 3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윤 전 총장의 대선 의지는 확실하다"고 전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29일 주말을 맞아 강릉 외할머니 산소를 찾은 뒤, 권 의원과 저녁 식사를 했다. 1차에서 회를 겸한 저녁 식사를 한 뒤 2차로 맥주를 마시며 정치 등 여러 분야에 대해 담소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강릉 회동은 윤 전 총장이 권 의원에게 먼저 연락하면서 이뤄졌다. 윤 전 총장이 퇴임 후 현직 의원을 만난 것은 처음이라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윤 전 총장이 그간의 잠행을 끝내고 본격적인 정치 활동을 시작하는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윤 전 총장이 현역 정치인 가운데 국민의힘 의원을 처음 만났다는 것에 대해서도 해석이 분분하다. 일각에서는 권 의원과 어렸을 때부터 친분이 있었고, 같은 검사 출신이기 때문에 편하게 만났다는 의견도 있지만, 결국 국민의힘 입당을 위해 수순을 밟고 있는게 아니냐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이에 대해 권 의원은 강릉 회동 당시 입당과 관련해서 특별한 이야기를 나누지는 않았다면서도 "윤 전 총장이 전당대회 이후 적절한 시점을 택할 것 같다"라며 "나는 확신한다"고 말했다.
권 의원의 이날 발언은 윤석열이 서울시장 선거처럼 막판 야권 단일화를 하기보다 국민의힘에 조기 입당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해석된다. 당초엔 윤 전총장이 제 3지대에 오래 머물다 막판 야권단일화하는 방안이 더 설득력을 얻고 있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서 장모 등 처가 네거티브 전략을 막기 위해 조직이 필요하다는 설과 제 2의 안철수가 될 필요가 없다는 등의 여러 분석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당권 경쟁에 뛰어든 주호영 후보나 나경원 후보도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을 자신하고 있다.
주 후보는 "윤 전 총장의 7월 입당을 시키겠다"고 공언했다. 주 후보는 이 발언 이후 기자와 만나 "7월 입당 시키겠다는 말을 한 뒤 윤 전 총장 측에서 반박이 없지 않느냐"며 "사실이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나 후보도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 대표 대선 후보들과 직간접적으로 소통을 하고 있다"며 "(윤 전 총장도) 당연히 포함된다"고 강조했다.
이준석 후보의 경우 윤 전 총장에 가해질 네거티브 공세를 막겠다고 자신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이날 한 언론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이 당에 들어온다면 네거티브 공세에 대비해 비단주머니 3개를 드리겠다"며 "여권의 공세를 받아칠 정도의 해법은 있다"고 발언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