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부터 주택담보대출도 은행 안 가고 받을 수 있다

입력 2021-05-30 18:12
수정 2021-05-31 02:53
이르면 오는 8월부터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도 온라인으로 여러 은행의 확정금리를 한 번에 비교하고 복잡한 대출 절차까지 앉아서 도움받을 수 있는 시대가 열린다. 담보물 확인, 근저당 설정 등 소비자가 ‘손품’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필수 대면 절차는 대출상담사가 대신 처리해주는 서비스도 나온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핀테크 스타트업 베스트핀은 8월 부동산 담보대출 플랫폼 ‘담비’를 출시할 예정이다. 소비자가 은행을 직접 찾을 필요 없이 주담대와 전세대출의 금리 비교부터 상담, 신청, 관련 서류 제출까지 처리할 수 있는 서비스다.

디지털화 바람에도 주담대는 비대면으로 100% 구현하기 어렵다. 신청 과정에서 대출금리를 온라인으로 확인하기 어렵고 정부 규제가 수시로 바뀌면서 대출 가능 여부나 정확한 한도를 산출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주담대 대부분이 주택 매매와 함께 이뤄져 소유권 이전, 근저당 설정, 임대차 확인 등 대면 절차가 반드시 필요했다.

담비는 대출자 개인에게 맞는 은행별 대출 금리와 한도를 정확히 비교해주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소비자가 자신의 소득과 담보물, 변동·고정금리 여부 등을 입력하면 담비와 제휴한 은행들이 제시하는 실제 금리와 한도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최근 카카오페이·토스·핀다 등 주요 핀테크 플랫폼이 주담대 비교 서비스를 선보였지만 공시된 상품의 평균적인 금리 정보만 제공하는 수준에 그쳤다. 대면 확인이 꼭 필요한 절차는 대출상담사가 직접 소비자를 찾아가 대신 처리해준다.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선택하면 담비는 해당 은행의 대출상담사를 소개해준다.

온라인 비교가 활성화하면 신용대출처럼 주담대도 은행 간 금리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 있다. 주은영 베스트핀 대표는 “신용대출은 다양한 비교 플랫폼이 등장한 이후 5대 은행의 대출 점유율이 줄어드는 데 비해 주담대는 5대 은행이 80% 이상의 점유율을 유지하는 구조가 유지되고 있다”고 했다. 주담대에도 온라인 비교가 활성화하면 소비자가 발품을 팔지 않아도 대출 상품을 고를 수 있어 선택권이 확대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10월 이후 정부가 구축한 대환 대출 프로세스가 다양한 플랫폼에 도입되고 마이데이터 서비스와도 결합하면 담비처럼 이제까지 없었던 새로운 대출 서비스 업체들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카카오처럼 이미 강력한 플랫폼을 갖춘 빅테크 기업들은 더 다양한 선택지가 열린다. 가령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준비 중인 네이버파이낸셜이 네이버 부동산과 손잡고 매물 검색과 대출 비교·대환대출 중개 등을 통합해 제공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