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간 다이먼 "미국이 글로벌 법인세 인상하는 유일한 나라 될 수도"

입력 2021-05-28 14:37
수정 2021-06-27 00:01

미국 월가의 대형 은행 수장들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글로벌 법인세 하한선 등 증세 계획을 일제히 비판했다.

JP모간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사진)는 27일(현지시간) 미 하원 금융위원회에 출석해 "바이든 행정부의 세금 인상 계획은 미국의 실수가 될 수도 있다"고 비판했다. 미 재무부가 '글로벌 법인세율에 최저한도를 두자'고 제안한 데 대한 반박이다.

그는 특히 제안의 구속력과 실효성에 의문을 표했다. 미국이 법인세율 최저한도 설정에 동참할 유일한 국가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다이먼은 "미국 기업들의 탈(脫)미국화만 부추기고 많은 자본의 해외 유출도 초래할 것"이라면서 "동맹국들이 세율 인상 약속을 어길 경우 그 같은 이탈 움직임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본뿐만 아니라 우수 인력과 연구개발(R&D), 투자도 해외로 밀어낼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다이먼과 함께 금융위에 출석한 씨티그룹의 제인 프레이저 CEO도 "다른 나라들이 동등한 프로그램에 합의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면서 "글로벌 법인세 제안은 미국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비슷한 취지의 비판을 가했다. CNBC는 "다이먼 등은 다른 국가들이 자국에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뒷문'으로 인센티브를 제공하거나 합의를 완전히 파기하는 게 더 이득이라고 판단한다면 바이든 정부의 제안은 장기적으로 성공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해왔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조3000억달러의 인프라 투자안과 1조8000억달러 규모의 교육·복지 투자안 등 총 4조달러를 훌쩍 넘는 경기부양책의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미국 연방 법인세율을 21%에서 28%로 인상하려고 하고 있다.

미 재무부는 이와 더불어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와 전세계 국가들에 글로벌 법인세율의 최저한도를 21%로 설정하자고 제안했다. 다국적 기업 등이 미국을 떠나 조세피난처로 이탈할 것을 우려한 조치다. 일부 국가에서 반발 목소리가 나오자 미 재무부는 최근 이 하한선을 15%로 낮출 의향을 밝혔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